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교민 사무실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교민 사무실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조기 귀국하는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전격 귀국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8시(현지 시각) 파리 외곽에 있는 샤를 드골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프랑스를 떠나 이날 오후 3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송 전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기 귀국하는 심정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들어간다"며 "다시 차분하게 사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머물렀다. 당초 7월 4일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돈 봉투 의혹으로 일정을 앞당겼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파리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상임고문 자리에서도 사퇴한다"고 말했다. 법률적 사실 여부를 떠나 일단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므로, 26년간 몸담은 민주당 탈당을 통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돈 봉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는 해당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는 '돈 봉투 의혹을 전혀 몰랐다는 예전의 발언을 유지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 그렇다"고 대답했다. "(당대표)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다는 사정을 말씀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프랑스에 체류해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3일 오후(현지시간) 귀국을 위해 파리 외곽에 있는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에 체류해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3일 오후(현지시간) 귀국을 위해 파리 외곽에 있는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여야의 반응은 역시나 극명하게 엇갈렸다. 민주당 소속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역시 큰 그릇 송영길"이라고 치켜세웠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글귀가 떠올랐다"며 "가슴이 먹먹하다. 제겐 영원한 민주당 대표로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적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청빈까지는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했다.
사진=네이버 캡처
사진=네이버 캡처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 네티즌들은 '상남자 송영길 멋지다', '송영길의 희생', '남자가 봐도 송영길 멋지다', '송영길은 무고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은 야당의 반응을 비판하면서 "제정신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역시 큰 그릇 송영길', '물욕 적은 사람' 등 듣기만 해도 민망한 단어들로 송 전 대표를 향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이러니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들이 활개를 치는 것 아닌가. 개딸들은 커뮤니티에 '송 전 대표 귀국길이 외롭지 않게 함께 하겠다'며 귀국 항공편까지 공유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