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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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은 데 따라 한국증시도 보합권 출발 후 종목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하락한 데 더해, 미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반도체기업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요청을 우리 정부에 한 사실이 알려져 투자심리가 짓눌릴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국내 증시 보합 출발 전망

24일 한국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할 전망이다. 지수 차원에서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종목장세가 연출된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모습이 이날 한국증시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나타난 악재에 주목했다. 그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0.82% 하락했고 리튬 관련주가 부진했던 점이 한국증시에서 관련 종목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를 높일 것”이라며 “이날 한국 증시는 외국인 수급에 주목하며 보합권 출발 후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지난주 후반 증시가 부진했던 데 대해 “시장이 쉬어갈 자리에서 쉬어가는 정상적인 흐름”이라며 “일부 과하게 상승했던 기업들을 눌러주고 소외됐던 기업들이 상승하면서 순환매가 지속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국이 마이크론 판매금지시키면 한국도 팔지 마라”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중국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릴 경우, 한국산 반도체 기업이 중국 수요를 대신 채워주지 않도록 촉구해달라는 요청을 한국 정부에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미 정상회담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는 지난달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사이버보안을 위반하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자국 반도체 제조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데 따른 보복조치로 보인다.

다만 마이크론은 중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으며, 중국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주 美 GDP·PCE물가 및 빅테크 실적 발표 예정

이번주(24~2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빅테크기업의 1분기 실적과 함께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및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의 GDP 성장률 속보치는 오는 27일 발표될 예정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직전 분기 대비 1.8% 성장을 예상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2.6%로 발표됐다.

이튿날인 28일에는 미국 중앙은행(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자주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3월 PCE물가지수가 발표된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 발표되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윤 대통령, 오늘 미국 국빈 방문 출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12년만에 성사된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24일 한국을 출발한다. 윤 대통령의 방미길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그룹 총수를 비롯한 122개 기업·단체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방미 첫 날인 25일(이하 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투자신고식과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 참석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과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한다. 같은날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해 우주 경제 선점을 위한 양국간 협력 관계도 다질 계획이다.

같은날 저녁 윤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는 한국전쟁기념비를 방문해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는 등 친교 시간을 가진 뒤, 이튿날인 2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대북 확장억제, 경제안보 협력, 미래세대 교류 지원, 글로벌 이슈 공조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한미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빈 만찬이 이어진다.

27일 윤 대통령은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한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재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다. 오찬 일정 이후에는 미군 수뇌부로부터 한반도 정세 등을 브리핑받는다.

같은날 열리는 글로벌 영상 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는 우리 콘텐츠 산업에 대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협력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은 보스턴으로 이동해 28일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들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자리한다. 이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는 정책 연설을 하는 등 보스턴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정부, 일본 화이트리스트 복원…러시아·벨라루스 수출통제 강화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 지역)로 복원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해서는 수출 통제 품목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전략물자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확정·공포했다.

우리 정부는 2019년 9월18일 일본이 일방적으로 수출규제에 나선 데 대응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고, 3년7개월여만에 미국·영국·프랑스 등 28개국과 같은 수준으로 다시 분류했다. 한국이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킨 데 따라, 일본 정부도 조만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하는 절차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통제 품목은 기존 57개에서 798개로 대폭 확대됐다. 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기계, 철강·화학, 자동차, 양자컴퓨터 등이 정부의 허가를 받은 뒤에야 수출할 수 있는 상황허가 품목으로 추가됐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