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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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8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전국 휘발유·경유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국 17개 지역 중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지난 1주일 새 올해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휘발유 판매가는 3주 연속, 경유는 2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24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17개 지역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1665.3원이다. 올해 초(1595.5원)보다 69.8원 오른 것으로 지난 21일(1665.4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날 17개 지역 중 9개 지역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부산 1642.9원, 광주 1643.2원, 울산·강원 1644.5원, 충북 1666.7원, 충남 1667.3원, 전남 1659.0원, 경북 1651.0원, 경남 1644.9원 등이다.

이 밖의 7개 지역도 지난 1주일 새 일제히 최고가 찍어. 서울 1752.2원, 대구 1641.6원, 인천 1679.7원, 대전 1671.6원, 경기 1678.3원 등이다. 나머지 지역인 제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3월 중순 이미 최고가(1700.0원)를 기록했다. 이날 1697.1원으로 소폭 내렸지만, 연초(1564.5원)와 비교하면 132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오펙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발표 이후 국내 유가 계속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휘발유 재고 증가,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선 유지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는 2주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유가는 2주 정도의 시차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국내 휘발유 및 경유 판매 가격의 상승세는 주춤 전망이다.

국가 유가가 급등 조짐을 보이자 기획재정부는 이달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25%, 경유 37%)를 오는 8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유가 변동성이 크지 않아 유류세 인하를 추가 연장할 이유가 크게 없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오펙플러스 감산 이후 상황이 바뀌었고 일단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고 유가 흐름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경기 둔화 여파로 세수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올해 9월에도 유류세 인하 조치의 정상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4월에 총선 일정이 가까워져 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류세 인하 조치로 줄어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은 5조5000억원에 달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