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리브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주산지인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전역이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올리브 농사를 망친 탓이다. 그러나 유럽의 가뭄은 올해 더 심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리브유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리브유 가격은 킬로그램 당 5.4유로로 지난해 6월 이후 60%가량 뛰었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이 지난해 가뭄에 직격탄을 맞았다. 스페인은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담당한다. 그러나 최근 1년간 공급량은 78만t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곡물 및 유지종자 애널리스트인 비토 마르티넬리는 “업계에서 20년 동안 이런 가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스페인(의 가뭄)은 재난 수준이었고, 이탈리아와 다른 지중해 국가들의 작황도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데이터 분석 회사 센트로 스터디 디불가는 지난해는 이탈리아가 1800년 이후 가장 건조했던 해라고 분석했다.

가뭄이 이어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스페인의 가뭄은 올해까지 이어지며 장기화되는 추세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은 금세기 들어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기온이 높은 3월이었다. 건조한 달로는 모든 달 중 역대 두 번째였다. 이번 달은 기록을 깨고 역대 가장 건조한 달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4월 들어 17일까지 전국의 절반 이상 지역에 비가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지속되는 가뭄은 올리브유 가격을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올리브유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지중해 지역에서 수확된다. 원자재 데이터 기업 민텍의 카일 홀랜드 애널리스트는 “조만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리브 흉작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구매자들이 원하는 좋은 품질의 올리브유 공급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