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혁 금양 홍보이사. 사진=한경DB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 사진=한경DB
유가증권시장 상장 발포제 제조사인 '금양'의 주가가 24일 3% 가까이 하락했다. 배터리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며 '밧데리 아저씨'로 유명세를 떨친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의 발언 탓이다.

이날 금양은 전 거래일 대비 1800원(2.75%) 밀린 6만3600원에 장을 끝냈다. 장중 한때 9.48% 밀린 5만9200원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금양에 대해 자사주 처분 계획에 대한 공시불이행(지연공시)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문제가 된 것은 이달 11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박 이사가 한 발언이다. 그는 당시 17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할 방침이라면서, 장내 매도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교환사채(EB) 발행 등을 매각 방법으로 거론했다. 자사의 자사주 처분 계획을 소수의 투자자들에게만 미리 공유한 것이다.

전날부터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금양은 이날 자사주 232만4626주 중 200만주를 장내 매도 또는 블록딜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늑장 공시했다. 처분 예정 금액과 기간 등은 미정으로, 처분 목적은 해외자원개발 투자와 부산시 기장군 내 이차전지 공장 증설이다.

이에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금양은 지난 4월 11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자기주식 처분 계획을 발표했고 거래소는 정보통신망과 이날 수시 공시의무 관련 사항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향후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부과 벌점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된 금양은 내달 4일까지 이의신청을 낼 수 있다.

다만 투자자들은 박 이사의 공시 위반 행위 자체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는 모습이다. 종목게시판을 보면 투자자들은 "떨어질 때마다 물탈 기회라고 생각한다", "공시 위반이 주가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오늘 장에선 선방한 듯하다", "100주 더 샀다", "내 사전에 매도는 없고 추매만 있을 뿐" 등 반응을 보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