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림' 아이유 "밝고 심플한 캐릭터에 끌렸다"
"어쩌다 보니 한동안 슬픈 역할을 많이 제안 받았어요. 그러던 중 영화 '드림'으로 오랜만에 밝고 심플한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생겨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아이유(사진)는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드림'에서 '나의 아저씨' '브로커' 등 전작들과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열정 없는 다큐멘터리 PD 소민 역으로, 웃는 얼굴로 할 말을 다 하는 솔직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소민은 홈리스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팀 감독을 맡은 홍대(박서준 분)과 티격태격하면서도, 그들의 성장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아낸다. 아이유는 최근 화상 인터뷰를 갖고 "당시 밝고 사연 없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컸다"며 "그래서 소민이라는 캐릭터에 더욱 눈길이 가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드림'은 '극한직업'(2019)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많은 인기를 얻은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원래부터 이병헌 감독님의 개그코드를 좋아했어요. '극한직업'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재방송이 많이 됐는데, 그때마다 보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됐죠. 또 감독님께서 '멜로가 체질' 대본집을 선물로 주셔서 재밌게 읽었어요."

영화는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한국 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홈리스 월드컵은 홈리스의 자립 의지를 키우고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국제축구대회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 취지가 좋았어요. 여러 선배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멀티캐스팅 영화라는 점도 끌렸죠. 현장에서 선배님들을 보고 배우면서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가고 싶었죠."
영화 '드림' 아이유 "밝고 심플한 캐릭터에 끌렸다"
아이유는 '드림'을 통해 박서준과 첫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대사를 빠른 속도로 주고 받으면서도, 뛰어난 호흡을 자랑한다. "서준 씨가 정말 유연하고 순발력 좋은 배우라는 걸 알게 됐어요. 감독님이 대사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셔서 맛깔스럽게 잘 살려야 했는데, 금방 적응하고 완벽히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가수와 배우 일을 병행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유. 그런 그는 힘든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번아웃이 오면 이전에 써놓았던 일기를 들춰봅니다.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순간의 감정일 뿐이야'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빨리 바깥으로 내보내요. 좋은 기분이라고 할지라도 한 가지 기분에 오래 머무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게 슬럼프를 탈출합니다."

아이유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어주는 건 '성취감'이다. "요즘엔 하루하루의 성취감에 만족하고 있어요. 하루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계획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 때 성취감을 느낍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