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얼음컵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얼음컵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격이 오른다고 얼음컵을 한꺼번에 10~20개씩 사가는 등 사재기하는 고객도 있네요.”

24일 서울 강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직원이 이같이 말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편의점 ‘얼음컵’ 가격이 오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다음달부터 플라스틱 얼음컵 가격을 100원씩 인상할 예정이다. 제품 용량에 관계없이 100원씩 인상한다. 앞서 편의점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대부분이 얼음컵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압박이 강해지면서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얼음을 가득 담아 파는 얼음컵은 여름철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상품 중 하나다. 아직 4월이지만 서울 한낮 최고기온이 29도를 기록하는 등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벌써부터 얼음컵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4주 동안(3월 20일~4월16일) GS25의 얼음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에서도 얼음컵 매출이 60% 신장했다.
서울 명동을 찾은 시민이 얼음커피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명동을 찾은 시민이 얼음커피를 손에 들고 있다. 사진=뉴스1
불황에 씀씀이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저가 커피로 편의점 아메리카노가 각광 받아왔지만, 가격대가 오르면서 수요가 계속 성장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의점 얼음컵 가격이 오르면서 편의점 아메리카노 가격도 2000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얼음컵 가격이 오르면서 파우치 커피 세트 가격도 함께 높아진다. 커피 등 파우치에 든 음료와 얼음 컵을 함께 구매하거나 커피 기계를 통해 얼음컵에 직접 에스프레소를 받아 마시는 세트 상품이다. 이마트24의 경우 ‘빅사이즈 파우치 커피’(1100원)를 얼음컵(900원·빅사이즈 기준)을 추가해 마실 경우 2000원이 된다. 벤티 사이즈 얼음컵(1300원)을 선택할 경우 2400원이다.

이 경우 편의점 아메리카노 가격이 일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의 가격과 비슷하거나 높아지게 된다. 현재 저가커피 3사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1500원이다. 편의점 커피세트 가격이 오르면서 연쇄적으로 저가커피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