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첨단기술동맹이 새 질서 중요한 중심축"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미국 반도체 기업(AMAT) 연구개발(R&D)센터의 국내 유치가 결정됐다”며 “한·미 간 ‘첨단기술동맹’의 분명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한국이 미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하는 만큼 미국 또한 한국에 첨단기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한국에 3D(3차원) 스튜디오를 만들기로 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를 위해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미 간 ‘첨단기술동맹’에 대해 “국내 반도체 기업 또한 생산시설 일부를 미국에 투자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등 미국 원천기술을 받아들여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또 “한국 산업의 성장성 회복을 위해서도 한국의 제조 역량과 미국의 원천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제동맹 업그레이드가 중요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가 안보를 화두로 전면 재편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 첨단기술동맹은 새로운 국면의 가장 중요한 중심축”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한·미 FTA가 경제영토를 넓힌 개념이었다면 IPEF는 그 위에 첨단 고부가가치 상품이 지나다니는 고속철도망(공급망)을 까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중국 무역과 관련해서는 첨단기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통상 관계에서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은 “불가피한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중 통상 관계는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하다”며 “한·중 간 통상 관계도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수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과거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마이너리그에 진출한 메이저리거'였지만 이제는 중국 시장 자체가 '메이저리그'가 됐다"며 "품질을 끌어올리고 새롭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