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간판 이강인(21·마요르카·사진)이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역전승에 쐐기를 박았다. 스페인 빅리그에서 한국 선수가 멀티골을 작성한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열린 2022·2023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라리가)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해 두 골을 넣었다. 이강인의 골에 힘입어 마요르카는 헤타페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4경기 무패 행진(2승 2무)을 이어가며 승점 40점을 달성했다.

마요르카는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전반 23분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좀처럼 반격의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채로 전반을 마쳤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이강인이었다. 후반 11분 카를레스 알레냐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찬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문전으로 쇄도한 이강인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이강인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자 마요르카는 다시 한번 기세를 올렸다. 8분 뒤 오른쪽 코너킥에서 안토니오 라이요가 헤더로 경기를 뒤집었다. 승부의 추가 기울자 헤타페는 총공세에 나섰다. 후반 추가 시간에 선수를 모두 전방에 내보냈다.

이때 이강인은 역습 기회를 잡아 추가골을 넣었다. 텅 비어버린 헤타페의 후방을 홀로 질주했다. 하프라인 아래부터 약 60∼70m를 내달려 수비 견제 없이 페널티지역까지 전진했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대 상단에 찔러 넣었다.

2018·2019시즌 발렌시아를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은 이강인이 처음으로 작성한 멀티골이었다.

이날 경기로 이강인은 라리가가 뽑은 공식 경기 최우수선수가 됐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양팀 통틀어 최고인 8.55의 평점을 줬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시즌 초반 설정한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며 “계속 최대한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