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 수요 급증에 반등한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
중국 내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원유 수요가 축소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가 호전되며 유가가 크게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89달러(1.14%) 상승한 배럴당 7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0.96달러(1.18%) 오른 82.63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내 원유 수요는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경제 성장이 지금보다 더 둔화하며 미국의 원유 수요가 많이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여행 수요 급증에 반등한 국제 유가 [오늘의 유가]
미국 제조업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이날 미국 댈러스 연방은행은 4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가 -23.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15.7) 대비 급락하며 9개월 내 최저치를 찍었다. 댈러스 연은 제조업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으로 분류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일주일 내 최저치를 찍으며 원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인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겨울 유럽과 미국의 따뜻한 날씨로 인해 석유 시장에 나타난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미국 내 원유 시장에선 공급이 수요를 추월했다. 이 현상이 올해 11월께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내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며 미국 경제 둔화로 인한 감소 폭을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5일간 이어지는 중국 노동절 연휴 동안 약 900만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인 2019년(690만명)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밥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담당 이사는 "중국 원유 수요의 선행 지표인 항공유 수요가 늘어나며 노동절 연휴를 계기로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조치도 유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OPEC+ 회원국은 오는 5월부터 연말까지 하루 116만배럴을 추가로 감산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3월부터 이어온 하루 50만배럴의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튀르키예의 이라크 원유 수출 중단 사태도 유가 공급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튀크키예 정부는 제이한 항구를 통해 이라크 내 쿠르드자치정부의 석유 수출을 허용했다.

이라크 정부는 국제상공회의소에 튀르키예를 제소했다. 1973년 체결한 송유관 합의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5일 이라크가 승소하며 튀르키예를 통한 원유 수출이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하루 40만 배럴이 감산 되고 있는 것이다.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선물에 대한 매수 포지션(롱 포지션)도 증가했다.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롱포지션은 900만배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숏 포지션(매도 포지션)은 200만배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