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복장불량 직원 징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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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김상민 변호사의 '스토리 노동법'
김상민 변호사의 '스토리 노동법'

노래 가사에 등장할 정도로 청바지 출근과 반바지 교복은 직장인과 학생들의 로망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딴나라 이야기처럼 받아들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출근길에 주위를 둘러보면 반바지 여름 교복은 보편화되었고, 청바지 출근 또한 많이 볼 수 있다. 1990년대 학생과 직장인들의 로망이 실현된 것이다. 특히 얼마 전만 하더라도 직장에서는 정장을 입는 규율은 철옹성과 같았으나, '캐주얼 데이'가 생기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겼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복장자율화가 시행되더니 이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불문하고 정장 입은 사람이 더 튀는 상황이 되었다.
원래 노동법의 영역에서 복장은 노동조합의 활동과 관련해 다뤄져 왔다. 노동조합이 의사표시의 수단으로 규정된 복장과 다른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쟁의행위에 해당하느냐의 문제이다. 쟁의행위는 업무저해성을 핵심 표지로 하기 때문에, 다른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업무를 저해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면 조합원 찬반투표, 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등 절차적 요건을 필요로 한다. 쟁의행위 해당 여부는 사업 또는 담당 업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판례 중에는 위생문제에 특히 주의해야 하고 신분을 표시할 필요가 있는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규정된 복장을 하지 않는 것은 병원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예가 있다(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다29167 판결). 그밖에도 고객을 대하는 업무와 같이 업무의 특성상 집단으로 규정된 복장 외의 복장을 하였을 때 업무저해성이 인정되어 쟁의행위로 판단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복장 착용 자체로 업무저해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많이 거론되는 예로 사무실에서 소매가 없는 상의를 입거나 반바지를 입는 것, 슬리퍼를 신거나 모자를 쓰는 것 등의 경우에 대한 규율이 문제이다. 물론 복장 자체가 안전을 위한 목적인 경우(예를 들어 안전모, 안전화), 위급한 상황에서 직원의 존재를 식별하는 용도로도 활용되는 작업복과 같은 경우, 이러한 복장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는 그 자체로 규율위반으로 징계대상이 될 수 있고, 사용자는 사업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책임이 있으므로, 그러한 복장을 착용하도록 할 의무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예외로 한다.
다음으로, 복장에 관한 규율도 복무규율로서 취업규칙의 일종이다. 그리고 취업규칙이 효력이 있으려면, 즉 취업규칙 위반에 대하여 징계 등 인사권을 행사하려면 직원들이 이를 알게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따라서 회사에서 복장에 관한 규율 위반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려면 해당 규율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적당한 방법으로 직원들이 알게 하도록 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해당 규율은 취업규칙으로서의 법적 효력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고, 회사의 인사권 행사에 대하여 이를 다투는 분쟁에서 회사로서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노래에서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면 괜찮다고 했다. 직장에서 자율복장이 대세로 자리잡아 ‘깔끔한 복장’ 규율을 세우고 적용하려는 회사에서는 해당 규율의 내용과 적용에 있어 적법한 운용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