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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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한동훈 법무장관의 딸 한양의 입학 취소 민원과 관련해 "합격을 유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자체 조사를 거친 결과, 한양의 입학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양의 허위 스펙 의혹을 주장해온 국내외 더불어민주당 극렬 지지자들은 MIT 입장을 수용하지 못하고 "MIT가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MIT "조사 결과 '합격 유지'하겠다는데
…친야 커뮤니티 "돈 받았다" 의혹 제기

23일 영자지 코리안타임스에 따르면 MIT 미디어 담당 사라 맥도넬 부국장은 "한양의 입학 결정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맥도넬 부국장은 "MIT 입학처는 학문의 진실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원자와 관련된 문제를 조사하고, 심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며 "MIT가 한양의 입학 결정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지원자가 제출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더 논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극렬 친야(親野)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반발이 쇄도했다. 해외 여성 커뮤니티 '미시쿠폰'에서 일부 회원들은 '매수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해당 커뮤니티는 지난 1월부터 '한동훈 딸 가짜스펙 알리기'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며 MIT를 포함한 미국 주요 대학에 '한양을 합격시키지 말라'는 취지로 집단 투서해왔다.

한 회원은 "MIT 미디어 담당자가 돈 받았거나 매체가 왜곡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일단 (인터뷰한) 저 여자에게 이메일을 쓰자"고 했다. 또 다른 회원은 "돈과 권력만 있으면 다 받아주는 MIT와 아이비 학교들, 한심한 학교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집단 항의 메일에 이어 유튜브와 틱톡을 활용해 한 양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동영상을 만들자는 모의도 나왔다. 바이럴을 통해 의혹을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다. 한 회원이 "틱톡에 'MIT 가는 법'으로 영상을 만들어 한 양 표절 스펙을 나열해야 한다"며 "일단 10대 사이에서 MIT의 학문 진실성이 형편없다는 게 이슈화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영상작업 제작비가 필요하면 모금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딸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합격 소식이 지난 10일 한 매체를 통해 알려진 뒤 자신을 ‘미주 한인 엄마’라 소개한 누리꾼이 입학 경위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세계 최대의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 닷 오알지’에 게재했다. 이 청원에는 25일 오전 11시30분 기준 4만1000여명이 동의했다. 사진=체인지 닷 오알지(change.org) 홈페이지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딸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합격 소식이 지난 10일 한 매체를 통해 알려진 뒤 자신을 ‘미주 한인 엄마’라 소개한 누리꾼이 입학 경위를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세계 최대의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 닷 오알지’에 게재했다. 이 청원에는 25일 오전 11시30분 기준 4만1000여명이 동의했다. 사진=체인지 닷 오알지(change.org)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유튜브 미주맘(Miju Moms) 채널에 올라온 한동훈 법무장관 딸 관련 영상./사진=유튜브
지난해 유튜브 미주맘(Miju Moms) 채널에 올라온 한동훈 법무장관 딸 관련 영상./사진=유튜브
이미 유튜브 '미주맘(Miju Moms)' 채널에는 지난해 한 양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이 4개 올라와 있다. 글로벌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 'MIT는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청원을 올린 단체와 동일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팬 커뮤니티를 비롯해 국내 친야 성향 커뮤니티에도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MIT 별 것 아니다", "아들 MIT 보내려고 했는데, 안 보내야겠다. 돈으로 다 되는 학교네", "미국도 믿을 나라가 못 된다" 등 반응이 나왔다.

"MIT를 도대체 뭘로 보고"

친여(親與)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MIT를 도대체 뭘로 보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보기 민망하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한동훈 대통령 만들기 작업에 들어간 것 같다" 등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 사태가 연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타진요 사태는 타블로가 스탠퍼드대 졸업장과 성적표를 공개하고 대학 측이 졸업 확인을 공식적으로 답변했음에도 집요하게 학력 의혹을 제기하고 타블로의 가족을 모욕한 일을 가리킨다. 타블로는 1998년 9월 스탠퍼드대에 입학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2002년 6월 졸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태는 대법원이 명예회손죄로 고소된 일부 타진요 회원들에게 징역형을 확정 판결하면서 종료됐다. 재판부는 타진요 일부 회원에게 징역 8~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타진요 사태 영향으로 암 치료를 받던 타블로의 부친은 스트레스로 사망했고, 유명 영어 강사였던 형은 실직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