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에 세입자 귀한 몸"…전월세 갱신 25% '감액 계약'
임대차 갱신 때 전·월세 금액을 기존보다 깎아 계약(감액 계약)한 비율이 올해 1분기 2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하락으로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분기 전국 전·월세 갱신계약 중 이전보다 감액한 비율이 25%로 집계됐다. 국토부가 갱신계약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의 감액 갱신 비율이 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48%), 울산(35%), 충남(32%), 부산(31%) 순이었다. 이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로 3%였다.

서울은 1분기 감액 갱신 비율이 23%였다. 전·월세 금액을 늘린 증액 갱신과 동일 조건 갱신은 각각 61%, 16%였다. 경기와 인천의 1분기 감액 갱신계약 비중은 각각 29%, 30%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수도권 감액 갱신계약 비율이 13%였던 것과 비교할 때 올해 들어 10%포인트 넘게 뛰었다. 수도권 전체 전·월세 감액 갱신 비율은 작년 3분기까진 3~5%대를 유지했는데 4분기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감액 갱신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연립·다세대주택(13%) 오피스텔(10%) 단독·다가구주택(6%) 등이 뒤를 이었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금리 인상과 전세사기 등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들고, 전국 각지 입주물량이 증가해 전세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2년 전 연 2%대 금리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진 전세대출 이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당분간 전·월세 감액 갱신계약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