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에 돌입한 북아프리카 수단에 있던 대한민국 국민 28명이 어제 국내로 귀환했다.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친 이들을 위로하며, 육·해·공군 관계자의 성공적 보호·이송 작전에 힘찬 격려를 보낸다. 주변 국가들과 내밀하게 접촉해 협조를 받아내고 공조도 해낸 외교안보당국의 숨은 노력에도 주목한다.

이번 작전은 한 편의 긴박한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아프리카로 공군 수송기가 날아갔고, 해군 청해부대는 해상 이동에 대비했으며, 육군 특수임무부대는 1000㎞ 넘는 육로를 담당했다. 군벌 간 내전 열흘째인 수단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무사 귀환한 데는 미국 아랍에미리트 지부티 등의 적기 도움도 큰 힘이 됐다. 군과 외교안보당국의 협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그 험지에서 생사 위협을 느꼈을 일부 일본 국민까지 우리 교민 철수 때 함께 데려온 것도 의미가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란 무엇인지, 정부의 기본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개인은 세금을 왜 내며, 국방 납세 등과 같은 국민 의무를 다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이번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이 잘 보여줬다. 아프리카 오지로 바로 달려가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총력전을 신속·정확하게 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유무형의 국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정부 때 우리 국민이 눈앞의 서해에서 피격·유린당한 참담한 사태에도 입을 닫으려 들고, 심지어 북한 무력 도발을 두둔까지 한 작태는 지금 돌아봐도 어이가 없다. 똑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자유 한국으로 목숨 걸고 찾아온 귀순 주민들을 강제로 북송한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순간에도 많은 국민이 무역 취업 등을 위해 지구촌 구석구석을 다니고 있다. 각자 안전에 유의해야겠지만, 정부도 지금 같은 유비무환 대응 체제를 잘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