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아이바이오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호주 임상을 마치고 내년에는 미국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美서 AI 플랫폼 신약 임상"
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사진)는 25일 “개발 중인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후보물질의 효능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사의 대표 신약 후보물질인 PHI-101은 FLT3 돌연변이에 작용하는 표적항암제다.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1a상에서 안전성은 물론 골수악성세포를 평균 70% 이상 감소시키는 효능을 확인했다. 윤 대표는 “PHI-101에 의해 골수악성세포가 감소한 환자 중 절반 이상은 FLT3 저해제 경쟁 약물로 호전되지 않았거나 재발한 환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PHI-101 경쟁 약물로는 일본 아스텔라스의 길테리티닙(제품명 조스파타)과 다이이찌산쿄의 퀴자티닙(제품명 반플리타) 등이 있다. 길테리티닙은 판매 중이며 퀴자티닙은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인 케미버스를 통해 PHI-101 물질을 발굴했다. 이 플랫폼은 수천만 건의 논문 빅데이터 분석을 시작으로 새로운 화합물과 타깃 질환의 연관성 발견, 각 화합물 간의 결합력 예측, 양자역학을 통한 상호작용 계산, 인체 내 화합물의 흡수 부위, 부작용 예측 등 9개 모듈이 작동해 최적화된 파이프라인을 찾아낸다.

PHI-101은 AI 플랫폼으로 도출한 신약 후보물질 중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임상에 진입한 사례다. 경쟁사인 스탠다임, 디어젠은 아직 임상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이 없다. 윤 대표는 “AI 신약 발굴에서 임상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화합물 합성을 최종 검증하는 시스템의 내재화를 일찌감치 마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PHI-101의 임상 1b상을 연말까지 마치고, 내년 FDA에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를 통과했으며,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글=김유림/사진=최혁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