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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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밈주식(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인 미국 생활용품 회사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가 결국 파산한 이유는 무엇일까.

24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BB&B의 홀리 에를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분석, 파산 원인을 다섯 가지로 진단했다. 일단 전자상거래를 등한시한 점이 문제로 꼽힌다. 2000년대 중반부터 e커머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타깃, 아마존, 월마트 등과 달리 BB&B의 지난해 매출 중 75%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나왔다. 에를린 CFO는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파산신청서에 썼다. 자체브랜드(PB) 확장도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혼란으로 PB 상품 공급에 차질을 빚었고, 그 결과 BB&B 매장 진열대는 작년 말 기준 35%가 비었다. PB 상품을 제조하기 위해 상품을 대량 매입했다가 현금 부족에 시달리게 됐다.

밈주식 열풍도 파산 요인 중 하나다. BB&B의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장기 투자자들은 손을 뗐고,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만 늘었다. 결국 주가 변동성은 이전보다 더 커지며 불안정성이 심화했다.

마지막 패착은 자사주 매입이었다. BB&B는 2020년 말 75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자사주 매입 한도를 10억달러로 늘렸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는 올랐지만 공급업체의 불안이 커졌다. 현금 부족으로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할 거란 우려가 증폭되며 공급업체들은 BB&B와의 거래 규모를 줄였다. BB&B는 지난 23일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BB&B가 파산하면서 경쟁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커티스 네이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BB&B의 고객이 앞으로 웨이페어, 오버스톡 등 경쟁업체로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마트, 타깃 등 유통회사도 간접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