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지만 11억은 좀…" 청약 경쟁률 다시 '폭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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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 1순위서 '한 자릿수'
이달부터 예비당첨자 모집 비율 500%…오늘 2순위
"고분양가·브랜드 인지도…성적에 '악영향'"
"시장 부진·미분양 여전…계약률 지켜봐야"
이달부터 예비당첨자 모집 비율 500%…오늘 2순위
"고분양가·브랜드 인지도…성적에 '악영향'"
"시장 부진·미분양 여전…계약률 지켜봐야"
올해 들어 다시 회복하던 서울 청약 시장이 찬물을 뒤집어썼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들어서는 '엘리프 미아역'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한 자릿수'가 나와서다.
엘리프 미아역은 분양가가 공개되면서 '입지는 좋지만 가격은 글쎄'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파트다. KT&G(케이티앤지)가 옛 궁전예식장 부지에 추진하는 미아역세권 활성화사업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청약 성적을 끌어내린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도 성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강북구 일대 기존 주택 매매 시장이 부진하고 미분양 물량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경쟁률은 1대 1을 넘어섰지만 예비 당첨자가 부족해 이날 2순위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이달부터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을 전국 일괄적으로 기존 40%에서 500%로 확대해서다.
지난 24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부진한 성적은 이미 예상됐다. 1단지는 24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64명이 청약했다. 유형별로 △생애최초 10.6대 1(5가구 모집에 53명) △신혼부부 1대 1(11가구 모집에 11명) 다자녀가구와 노부모부양 유형은 청약 통장이 하나도 접수되지 않았다. 2단지는 62가구 모집에 101명이 청약했는데 △생애최초 5.92대 1(14가구 모집에 83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달됐다. 청약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226가구 가운데 대다수가 전용 59㎡와 74㎡로 이뤄져 있는데 전용 59㎡ 분양가(최고가 기준) 7억6000만~7억8500만원이다. 전용 74㎡는 9억6000만~9억7000만원, 19가구만 공급된 전용 84㎡는 11억4200만원 수준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일대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없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아1차래미안' 전용 59㎡는 지난달 6억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보다 1억6000만~1억8500만원 더 낮은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7월이 마지막 거래로 9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보다 약 2억원 더 낮게 매매 계약이 맺어졌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서울이라지만 시장 자체가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청약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성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앞서 서울에서 진행한 단지들에 비해 규모나 브랜드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단지 직전에 분양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공급 규모가 700가구였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자이'에 분양가도 전용 59㎡ 7억6100만~7억7700만원, 전용 84㎡ 9억6000만~9억7600만원이었다.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역시 총 454가구가 공급됐고, 분양가는 전용 59㎡ 6억1000만~6억5000만원, 전용 84㎡ 8억5300만원이었다.
또 다른 분양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앞서 수천명이 몰렸던 단지들과 비교하면 규모나 브랜드 측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브랜드 대단지도 겨우 분양하는 마당에 (그렇지 않은 단지들은) 어쩔 수 없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그나마 평균 경쟁률이 1대 1을 넘어선 것은 △단지가 4호선 미아역 바로 앞 초역세권이라는 점 △1주택자나 가구원도 당첨될 수 있다는 점 △당첨 후 1년 이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는 점 △계약금과 중도금 1회차, 즉 12%만 납부하면 입주할 때까지 중도금 18%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미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완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시장 상황이 소폭 나아졌다"면서도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한참 이뤄지다 최근엔 다시 문의가 줄어들고 한산해졌다"고 설명했다.
강북구에서 먼저 공급한 단지들의 미분양 물량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한화건설이 공급한 '한화 포레나 미아' 미분양 가구 수는 64가구로 전체 공급량(424가구)의 29.6%를 차지했다. 마찬가지 강북구에 들어서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미분양 물량은 136가구로 전체 가구 수 216가구의 62.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프 미아역'보다 앞서 분양한 단지들도 여전히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일대 기존 주택 시장은 물론 분양 시장 분위기가 침체했다는 점이 계약률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엘리프 미아역' 1·2단지는 이날 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2단지 내달 3일, 1단지 내달 4일이다. 계약일은 각각 같은 달 15~18일, 16~18일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엘리프 미아역은 분양가가 공개되면서 '입지는 좋지만 가격은 글쎄'라는 평가를 받았던 아파트다. KT&G(케이티앤지)가 옛 궁전예식장 부지에 추진하는 미아역세권 활성화사업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청약 성적을 끌어내린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도 성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강북구 일대 기존 주택 매매 시장이 부진하고 미분양 물량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고분양가·낮은 브랜드 인지도 '발목'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엘리프 미아역 1단지'는 1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36가구 모집에 123명이 몰리면서 3.41대 1의 평균 경쟁률이 나왔다. 마찬가지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엘리프 미아역 2단지'는 102가구 모집에 201명이 청약하면서 1.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단지 전용 74㎡B는 1순위 해당 지역에서 모집 가구에 미달해 기타지역으로 넘어갔고 전용 74㎡C·D는 1순위 해당 지역, 기타지역에서 모두 미달이 나왔다.경쟁률은 1대 1을 넘어섰지만 예비 당첨자가 부족해 이날 2순위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이달부터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을 전국 일괄적으로 기존 40%에서 500%로 확대해서다.
지난 24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도 부진한 성적은 이미 예상됐다. 1단지는 24가구(기관 추천분 제외) 모집에 64명이 청약했다. 유형별로 △생애최초 10.6대 1(5가구 모집에 53명) △신혼부부 1대 1(11가구 모집에 11명) 다자녀가구와 노부모부양 유형은 청약 통장이 하나도 접수되지 않았다. 2단지는 62가구 모집에 101명이 청약했는데 △생애최초 5.92대 1(14가구 모집에 83명)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달됐다. 청약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226가구 가운데 대다수가 전용 59㎡와 74㎡로 이뤄져 있는데 전용 59㎡ 분양가(최고가 기준) 7억6000만~7억8500만원이다. 전용 74㎡는 9억6000만~9억7000만원, 19가구만 공급된 전용 84㎡는 11억4200만원 수준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일대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없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아1차래미안' 전용 59㎡는 지난달 6억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보다 1억6000만~1억8500만원 더 낮은 수준이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7월이 마지막 거래로 9억65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보다 약 2억원 더 낮게 매매 계약이 맺어졌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서울이라지만 시장 자체가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며 "청약 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성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앞서 서울에서 진행한 단지들에 비해 규모나 브랜드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단지 직전에 분양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공급 규모가 700가구였다.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자이'에 분양가도 전용 59㎡ 7억6100만~7억7700만원, 전용 84㎡ 9억6000만~9억7600만원이었다.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역시 총 454가구가 공급됐고, 분양가는 전용 59㎡ 6억1000만~6억5000만원, 전용 84㎡ 8억5300만원이었다.
또 다른 분양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앞서 수천명이 몰렸던 단지들과 비교하면 규모나 브랜드 측면에서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브랜드 대단지도 겨우 분양하는 마당에 (그렇지 않은 단지들은) 어쩔 수 없지 않겠나"라고 귀띔했다.
그나마 평균 경쟁률이 1대 1을 넘어선 것은 △단지가 4호선 미아역 바로 앞 초역세권이라는 점 △1주택자나 가구원도 당첨될 수 있다는 점 △당첨 후 1년 이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는 점 △계약금과 중도금 1회차, 즉 12%만 납부하면 입주할 때까지 중도금 18%를 연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강북구, 시장 상황 여전히 침체…"계약률 지켜봐야"
강북구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 향후 계약률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엘리프 미아역'이 들어서는 강북구 집값이 지속 하락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북구 집값은 이달 셋째 주(17일) 기준 0.11% 하락했다. 지난해 6월 둘째 주(13일) 이후 45주 연속 하락세다. 다만 지난해 말 기록한 하락률 0.96%보다는 소폭 완화됐다.미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 완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시장 상황이 소폭 나아졌다"면서도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한참 이뤄지다 최근엔 다시 문의가 줄어들고 한산해졌다"고 설명했다.
강북구에서 먼저 공급한 단지들의 미분양 물량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한화건설이 공급한 '한화 포레나 미아' 미분양 가구 수는 64가구로 전체 공급량(424가구)의 29.6%를 차지했다. 마찬가지 강북구에 들어서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미분양 물량은 136가구로 전체 가구 수 216가구의 62.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프 미아역'보다 앞서 분양한 단지들도 여전히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일대 기존 주택 시장은 물론 분양 시장 분위기가 침체했다는 점이 계약률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엘리프 미아역' 1·2단지는 이날 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2단지 내달 3일, 1단지 내달 4일이다. 계약일은 각각 같은 달 15~18일, 16~18일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