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반도체지원법으로 한국기업 혜택"
미국 백악관이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추가 방안과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 강화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사진)은 이날 국무부 외신기자클럽(FPC) 간담회에서 "확장억제가 (정상) 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며 "한·미 대통령이 적당한 시점에 밝히겠지만, 분명히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현재 북한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것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한·미 정보동맹 강화와 관련해선 "동맹과의 방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국과 정보 공유를 강화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미 우리는 동맹과 정보 공유를 하는 강력한 체계를 갖췄으며 이 체계를 더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해선 "일본과 함께 대화를 해왔고 군사적 역량 측면에서 한층 더 발전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에서 3각동맹 강화 문제도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에 대해선 "한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인도적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2억5000만달러를 지원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분명하게 규탄하고 있다"며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감사하고 있으며, 미래에 어떤 기여를 선택하더라도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느 나라의 어떤 도움에도 감사한다"며 "우리는 거기에 등급을 매기지 않으며, 모든 나라는 스스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면 북한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러시아의 주장과 관련해선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긴장 완화가 필요하며, 어떤 맥락에서도 한반도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누구의 이익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중국 내 반도체가 부족할 경우 한국 기업이 이를 채우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미국 정부가 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와 관련해선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 안전하고 탄력적인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이번 주 이 문제에 대해 매우 활발하게 대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투자 제한 조치에 한국도 동참하도록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정상회담 의제에 어떻게 하면 양국 무역 관계를 심화하고 반도체 등 분야에서 유연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되는 것은 분명하다"고만 대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대만 발언과 관련해 미국과 논의가 있었느냐는 물음엔 "윤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을 대변해 발언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요청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국방부 유출 문건을 통해 제기된 미국의 한국 정부 도감청 가능성이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거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감 표명을 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한·미 동맹을 심화하고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의 관계는 단순히 안보 문제를 떠나 광범위하며, 무역과 기후변화 등 함께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한·일 정상이 역사 문제에 대해 생산적 대화를 나눴고 진전을 이루려 하는 데에 감사하지만, 이는 두 정상이 밝힐 문제"라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 가능성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 언급했듯, 두 정상은 가까운 미래에 통화할 것"이라며 "미·중 소통 채널은 열려있는 상태"라고 확인했다. 이어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