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케 한 뱅크런 촉발은 트위터…금융시스템 위험요소"
지난달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가 촉발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크리스토퍼 실러 애리조나 주립대 경영학 교수 등 미국과 유럽의 5개 대학 교수는 최근 발간한 '뱅크런 촉매제로서 소셜미디어'(Social Media as a Bank Run Catalyst)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트윗이 SVB의 뱅크런을 악화시켰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SVB는 지난달 9일 위기설 확산으로 하루 만에 420억 달러(56조원)가 빠져나가면서 지급 불능 사태가 됐고, 결국 파산했다.

논문은 SVB가 폐쇄된 지난달 10일을 전후해 3월 1일부터 14일까지 모든 트윗의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한 뒤, SVB 등 은행 관련 트윗을 분류했다.

또 '런', '인출'과 같은 핵심 단어를 바탕으로 트윗을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코딩하고, 누가 트윗을 했는지, 그들이 속한 커뮤니티가 어디인지를 추적했다.

아울러 무보험 예금 비율과 주가 하락을 기준으로, 은행을 뱅크런 위험이 높거나 낮은 것으로 분류했다. 다만, 이 기간 예금 유출에 대한 데이터는 확보할 수 없어 주가 하락 정도를 지표로 사용했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논문은 뱅크런을 앞두고 예금주들이 트위터에 SVB 위기를 트윗하며 공포를 확산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SVB 예금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영향력 있는 예금주라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트윗은 이 은행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특히 그 트윗이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나온 경우 더욱 그러했다고 설명했다.

트윗 전후 한 시간 동안 주가 흐름을 보면 "은행에 대한 트위터 대화의 강도가 주가 하락을 예측한다"고 논문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SVB 파산에 대한 첫 번째 학술 논문으로, "SNS 기반 뱅크런은 금융시스템에 새로운 위험 요소"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위기가 빠르게 진행되는 새로운 시대에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논문은 강조했다.

논문에는 실러 교수 외에 앤서니 쿡손 콜로라도대 교수, 하비에르 질-바조 스페인 폼페우 파브라대 교수, 프랑스 파리 도핀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지난달 "아무리 강력한 자본과 유동성 감독이 있더라도, SNS에 자극받아 예금이 빠져나가면 은행은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