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업체 CEO "기체가 달 표면에 충돌한 듯…데이터 확보는 성과"
日민간 달착륙선 착륙 실패…"두절된 통신 회복 어려워"(종합)
일본 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이 26일 새벽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달 표면에 도달하기 직전에 통신이 두절되면서 임무 달성에 실패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달 착륙선과의) 통신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달 착륙은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체가 달 표면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앞서 하카마다 최고경영자는 이날 오전 2시 20분께 "달 표면 착륙 전에는 통신이 확인됐지만, 착륙 이후라고 생각되는 순간부터 통신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엔지니어들이 검토한 뒤에 성패를 판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입장을 바꿔 사실상 임무 달성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착륙 당시 기체에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카마다 최고경영자는 "착륙할 때까지 자료를 얻은 것이 대단한 성과"라며 "이러한 성과를 점검하는 것은 향후 미션에서 착륙을 포함한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다음으로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빈틈없이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은 작년 1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Ⅹ의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달 착륙선의 크기는 높이 2.3m, 폭 2.6m이며, 무게는 340㎏이다.

내부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10㎏짜리 초소형 로버(탐사 로봇) '라시드'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장난감 업체 다카라 토미와 공동 개발한 공 모양의 변형 로봇이 실렸다.

달 착륙선은 발사 후 약 4개월 만에 달 고도 약 100㎞ 궤도에 진입해 착륙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오전 0시 40분께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가스 분사를 통해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달 표면에 접근해 오전 1시 40분께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약 30분 동안 달 착륙선의 상태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하카마다 최고경영자가 통신 두절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日민간 달착륙선 착륙 실패…"두절된 통신 회복 어려워"(종합)
'하쿠토-R'로 명명된 아이스페이스의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민간 기업에 의한 세계 최초의 달 착륙이어서 이목을 끌었다.

아울러 일본이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2010년에 설립된 아이스페이스는 25개국 이상에서 약 200명이 참가한 팀을 구성해 달 착륙선을 개발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2025년에 한 차례씩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과를 확보하면 달 표면에 물품을 정기적으로 보내는 사업을 추진해 이익을 거둔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