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수밖에"…'영끌' 20대 금리 직격탄
2021년 이후 금리 인상기 중 자산이 없고 돈을 빌리기도 어려운 청년층이 더 큰 타격을 입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미루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금리 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변동을 다각도로 분석하고자 2018년 1월~2022년 12월 기간 차주 단위의 소득과 신용점수, 연령, 체크·신용카드 사용액, 주택 보유 여부 등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대출 보유 차주의 연간 소비가 약 13만2천원(0.5%) 감소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같은 조건에서 20대의 연간 소비 감소 폭은 약 29만9천원(1.3%)에 달했다. 60대 이상의 소비 감소 폭 3만6천원(0.2%)과 비교하면 8.4배나 많았다.

청년층(20~39세)은 중장년층에 비해 소득이 작아 자산 형성이 부족한 데다 금리 인상 충격 때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21년 이후 기준금리가 총 3%포인트(0.5→3.5%) 인상됐음을 감안하면 20대의 소비 감소 폭은 연간 89만6천원(3.9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30대도 소비를 61만3천원(2.4%) 줄였다.

같은 청년층이라도 부채 수준에 따라 소비 감소 폭 차이는 상당하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부채 보유 상위 50% 청년층의 연간 소비는 26만4천원(1.1%) 감소했지만, 부채를 보유하지 않은 청년은 2만4천원(0.1%)에 그쳤다.

청년층에서도 신용점수 700점 이하 저신용층은 특히 타격이 컸다.

부채 보유 상위 50% 청년 중 저신용층은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에 따라 연간 소비가 53만 9천원(2.2%)이나 줄었다.

보고서는 청년층 차주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부채를 보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년층은 향후 소득이 점차 증가할 가능성이 크므로 현재 소득과 함께 미래 소득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에 반영하고 주택 구매 등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만기가 긴 장기대출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계상황에 직면한 청년 차주에게는 기존 채무를 장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기회를 확대해 단기 상환 부담을 줄이고 장기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