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20대의 소비 감소폭이 60대보다 여덟 배 넘게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 시기에 부동산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이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지갑을 닫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일 ‘금리 인상에 따른 청년층의 부채 상환 부담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2018년 1월~2022년 12월 차주 단위의 소득과 주택 보유 여부, 카드 사용액 등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때 20대의 연간 소비 감소액은 29만9000원에 달했다. 60대 이상의 소비 감소액(3만6000원)의 8.3배다. 30대는 소비가 20만4000원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내려갔을 당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2030세대의 타격이 컸다. 빚을 내 집을 사거나 전·월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이들은 금리 상승기에 부채 상환 부담이 급증하자 소비를 줄였다. 중장년층과 달리 자산 처분이나 추가 차입을 통해 소비 수준을 유지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청년층은 전체 대출 중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82.4~85.0%에 달해 중장년층(63.6~73.1%)보다 약 20%포인트 높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