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교 패션쇼'에 1600명 초대…루이비통, 세빛섬 통째 빌렸다
루이비통이 서울 한강 반포지구 인공섬인 ‘세빛섬’을 통째로 빌렸다. 오는 29일 밤 서울 잠수교에서 패션쇼를 열면서 1600명에 달하는 글로벌 패션·문화·예술 관계자를 초청해 연회 등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루이비통의 패션쇼는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분수쇼와 함께하는 런웨이

루이비통은 오는 29일 세빛섬에서 패션쇼 전후로 리셉션과 애프터파티 등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루이비통은 효성티앤씨, 무드서울 등 세빛섬(가빛섬·채빛섬·솔빛섬) 운영사들과 이번 주말 장소 전체를 빌리는 렌털 계약을 각각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기업, 혹은 브랜드가 총면적 9995㎡로 축구장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세빛섬 전체를 빌리는 건 2014년 개장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루이비통은 수억원의 대여료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빛섬에는 ‘글로벌 셀럽’이 집결한다.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니콜라 제스키에르 루이비통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루이비통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배우 겸 모델 정호연 씨(사진) 등 연예계 인사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패션쇼는 오후 8시께부터 시작된다. 패션쇼 피날레가 펼쳐질 8시30분 무렵부터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쇼와 더해져 장관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세빛섬 옆 미디어 아트 공간 예빛은 대형 발광다이오드(LED)를 통해 잠수교 런웨이를 실시간 송출한다. 루이비통 SNS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패션쇼 기획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자문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쇼와 관련한 모든 사항은 기밀에 부쳤다”며 “루이비통에서 역대급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전했다.

이번 루이비통 패션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규 가을·겨울(F/W) 시즌 이전에 선보이는 루이비통의 사상 첫 프리폴(Pre-fall) 패션쇼라는 점 때문이다. 이전에는 ‘룩북(사진 모음집)’을 통해서만 프리폴 컬렉션을 선보였다.

파리 뉴욕 런던 등 패션 본고장이 아니라 제3국에서 새 디자인이 공개된다는 점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루이비통은 “한강 잠수교에서 패션쇼를 하고 싶다”며 서울시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관광효과’ 기대 커

루이비통이 사상 첫 프리폴 패션쇼 장소로 서울을 선택한 것은 한국이 세계 7위 럭셔리 브랜드 소비 시장이어서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카리 CEO는 지난 19일 낸 보도자료에서 “서울은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허브이며 ‘다음’을 제시하는 글로벌 도시”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정부는 이번 쇼가 한국과 한강을 세계에 홍보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경찰 등은 루이비통 행사와 관련해 교통 통제와 한강시설 사용 승인 등에서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번 행사로 잠수교는 29일 0시부터 밤 12시까지 24시간 차량 진입이 금지된다. 행사 장소 일부 지역의 도보 통행도 제한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