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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

컨센서스 기준 ‘서프라이즈·쇼크’와 주가 반대로 움직이기도
“실적 반등 기대 형성 여부 중요…기업 향후 전망 주목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적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웃돌았는지, 밑돌았는지에 따라 각각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벗어난 종목이 눈에 띈다. 작년 4분기 실적시즌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 바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로 형성된 컨센서스(1월2일 집계치)를 10% 이상 웃돈 종목(적자 종목 제외)들은 연초부터 실적시즌 종료일인 3월31일까지 평균 17.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발표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밑돈 기업들의 수익률은 21.21%였다. ‘어닝 쇼크’를 기록한 종목들의 실적시즌 기간동안 주가 수익률이 ‘어닝 서프라이즈’ 종목들을 웃돈 것이다.

올해 1분기 실적시즌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종목이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6000억원으로, 실적 발표 전날 집계된 컨센서스 1조원을 40%가량 밑돌았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생산 감축 계획을 언급한 영향으로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주가는 4.33% 급등했다.

티웨이항공이 지난 24일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827억원으로, 컨센서스 323억원의 두 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발표 당일에 7.68%, 이튿날인 지난 25일에 5.50%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흐름이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룹 맏형인 현대차가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컨센서스(2조9117억원)를 23.39% 웃돈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지난 25일 이 회사 주가는 4.74% 상승했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컨센서스(5564억원)를 밑돈 4181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26일 발표하고, 당일 주가가 6.53% 급락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그로스본부 본부장은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 삼성전자·티웨이항공, 실적대로 주가가 오르내린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사이의 차이는 긍정적·부정적 전망이 주가에 미리 반영됐는지 여부가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현대차가 실적발표하기 전 베스트 에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선 영업이익이 3조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었는데, 이를 넘어서는 실적이 나와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 지난 3일 집계된 현대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5649억원이었지만, 긍정적 전망이 더해지며 실적발표 직전에는 2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시장 전망치’로도 불리는 컨센서스가 종목별 상황에 따라 실적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동하기도 그렇지 않기도 해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나온 개별 증권사의 추정치를 보라”고 조언한다. 컨센서스는 직전 3개월이나 1개월 동안 증권사가 내놓은 추정치의 평균이다. 바뀐 상황을 반영한 새로운 추정치를 내놓지 않은 애널리스트의 과거 추정치가 컨센서스가 왜곡할 수 있다. 컨센서스와 새로 나온 개별 증권사 추정치 사이의 괴리가 큰 종목의 경우 새로 나온 추정치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숫자)과 함께 발표되는 기업의 향후 전망(서술)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최 연구원은 강조한다. 그는 “1분기 실적 시즌도 헤드라인(실적 수치) 자체보다는 실적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드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2분기 전망치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전 세력, 신용융자, 차액결제계좌(CFD) 등 수급적인 이슈에서 자유로운 것은 역시 ‘펀더멘털’”이라며 “현재 실적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주도주의 자격은 1~2분기 실적 상향의 연속성 여부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