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자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올랐던 오피스텔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부동산 규제 완화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크게 줄고 분양권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분양 당시 수천 명에 달하는 청약자가 몰리며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분양권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던지는 이른바 '마이너스 피'가 등장한 겁니다.

[인근 공인중개사: 2천만 원 정도 손해 보고 팔겠다. 대출받아서 해보려 했는데 금리가 5% 넘어가니까…상황이 안 좋으니까 그런데 마이너스 피도 안 팔려요.]

기존 오피스텔의 매매 가격도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높은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3억 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소진되지 못해 경매 시장에 나온 오피스텔은 찬밥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서 오피스텔 10건 가운데 2건만 주인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자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올랐던 오피스텔의 인기가 뚝 떨어진 이유가 뭘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데다 부동산 규제 완화까지 겹친 영향이 컸습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 올해 아파트 규제완화로 인해 투자 상품과 주거 대체재로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분양실적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급감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일 정도로 '공급 가뭄'인 상태입니다.

그나마 역세권에 위치한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나 경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집값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공급과 수요,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잃은 오피스텔의 부활은 아직 요원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양현주기자 hjyang@wowtv.co.kr
분양도 없는데 '마피'까지…오피스텔, 애물단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