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막 흑자를 내기 시작한 쿠팡에 민주노총 택배노조 산하 노조가 결성됐는데요.

노조가 생기자 마자 폭력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산업 2부 유오성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유 기자, 일단 민주노총 산하의 택배노조 간부가 쿠팡 직원들을 폭행하는 영상이 논란이 됐었죠. 그런데 어제 또 무단 침입까지 했다고요.

[기자]

네. 영상 제보가 들어와서 준비했는데요.

일단 영상에 나오는 곳은 경기도 용인 수지구에 있는 쿠팡 배송 캠프고요.

내부 직원이 차량 문을 열자 누군가 화물칸에서 내리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습니다.

정체는 민주노총 택배노조 경기지부장인 원 모 씨인데, 이렇게 잠입해서 1시간 가량 직원들을 상대로 폭언과 욕설을 퍼부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원 씨는 전날에도 배송 캠프를 찾아 다른 직원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하는가 하면 심지어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는데요. 잠깐 영상을 보고 오시죠.

폭언, 욕설은 물론 주먹질에 이어 헤드락까지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졌고, 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서 조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입니다.

원 씨는 민주노총 간부급인데 지난 24일 쿠팡에 노조 지회가 결성되자 내부 노조원들을 만나겠다는 명목으로 진입하려 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쿠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노조 간부 출입을 막은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노동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대응이 워낙 강경했다보니 인터넷에 이 영상이 많이 퍼졌고, 시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상황입니다. 시민들 반응 들어보시죠.

[이상민 / 대학생 : 노조가 고용주에게 고용을 받고 돈을 받고 일하는 입장이니 갑을 관계에서 을의 위치잖아요. 의견을 내도 위로 전달되는 것이 한정적일 거고, 그들이 평화적이고 온화한 수단으로 말했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선택한 수단이 폭력이지 않았을까..]

[윤석영 / 대학생 : 물론 노조도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 집단 간 더 현명한 합의책을 찾으면 어땠을까 싶고..]

[앵커]

첫 폭행사태 벌어진 날이 노조가 창립총회를 한 날인거죠?

[기자]

네. 쿠팡의 물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산하 노동조합이 결성됐는데요. 이들이 이날 주장한 것은 크게 5가지입니다.



해고 철회와 고용 안정 보장, 생활물류법 준수, 분류작업 개선, 노동시간 단축, 프레시백 회수·세척 단가 현실화 등인데요.

이들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조사결과를 근거로 쿠팡 택배노동자인 쿠팡퀵플렉스들이 분류작업과 프레시백 세척 등으로 173분의 공짜 노동을 하고, 식사와 휴게시간은 하루 18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휴일근무나 프레시백 회수율, 반품·교환 회수율 등을 기준으로 기사들의 등급을 매기고, 이를 근거로 구역 회수라고 불리는 클렌징 위협을 수시로 당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쿠팡 노조는 퀵플렉서 노동자들이 월 평균 419만 원의 수익을 가져가는 사안에 대해서도 주당 평균 5.9일을 일하고, 한 달 평균 4.8일 밖에 쉬지 못해 일과 가정 양립이 불가능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불법 선동이라고 반박하면서 법적 조치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죠?

[기자]

네. 쿠팡 자회사죠. 이 사건의 당사자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는 택배노조 주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쿠팡 퀵플렉스들은 쿠팡에 소속 택배기사가 아닙니다.

CLS는 지역 택배대리점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이 택배 대리점들은 개인사업자인 배송기사들과 위탁계약을 맺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문제가 생겨도 택배 대리점과 개인사업자 간의 계약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라 쿠팡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라는 거죠.

또 실제 파악해보니 앞서 택배노조가 주장한 클렌징을 당한 사례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 쿠팡 측의 입장입니다.

프레시백 회수·세척으로 공짜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레시백 회수는 독려 차원에서 건 당 100원을 주고 있으며, 세척의 경우 전문 설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어 퀵플렉스들이 실제 세척 업무에 투입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세척 기기에 넣기 전 먼지가 뭍어 있을 수 있으니 한 번 씩 털어달라라고 했던 것이 와전되면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걸로 파악되고요.

노조가 모자라다고 주장하는 월 419만 원 수익도 평균 196만 원인 개인 사업자 월평균 소득과 319만원인 일반 임금근로자 수익보다 많고,

더군다나 퀵플렉스 상위 30%는 600만 원 이상을 벌어가기도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아무리 노조의 주장이 옳다고 해도 불법과 폭력이 난무하는 시위와 농성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과거에도 택배노조 불법시위 논란이 있었는데, 이렇게 번지는 거 아닌지, 그렇게 되면 쿠팡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기자]

쿠팡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두 분기 연속 흑자로 전환하며 사상 최대 연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26조에 달하다보니 이마트와 롯데마트 같은 전통의 유통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커머스 업체로 올라서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이들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야 할 시기인데 노조와 협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사업 확장에 차질이 벌어질 거란 관측입니다.

특히 제2의 CJ대한통운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택배노조는 앞서 2021년부터 네 차례 파업을 벌이다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자 지난해 2월 19일간 CJ대한통운 본사를 불법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불법점거 농성으로 업무방해와 시설물 파손 등 1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
택배차에 숨어 잠입…도 넘은 쿠팡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