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인 6조58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액의 대부분은 반도체 최첨단 공정 기술 개발 등에 투입됐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기술 초격차’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6402억원)의 10배가 넘는 금액을 R&D에 쏟아부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악의 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최대 규모 R&D 투자를 집행했다”며 “미래 성장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R&D 투자액의 대부분은 반도체 최첨단 공정 개발에 쓰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선 선폭(회로의 폭) 2㎚(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 D램에선 10㎚대 초반 공정 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정이 미세화할수록 기술개발 난도가 높아진다. 이 같은 R&D 투자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술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