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전사업이 호조를 보였을 뿐 아니라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까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깜짝 실적’에 기여했다.

LG전자, 가전 분기 영업이익 첫 1조…전장도 역대 최대 실적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4159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20.3%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은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7일 공시한 잠정 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실적 호조는 가전사업이 이끌었다.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앤드에어솔루션) 사업본부는 매출 8조217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역대 1분기 최대치로, 특히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1조원 선을 넘었다.

에너지 규제에 대응하는 고효율·친환경 제품 매출이 대폭 증가한 덕분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에너지 규제가 강화되며 냉난방장치인 히트펌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의 매출이 늘었다”며 “기존 프리미엄 가전의 경쟁 우위를 지키는 동시에 다른 제품군도 강화하는 ‘투 트랙’ 전략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VS(전장)사업본부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매출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달하던 수주 잔액이 순차적으로 판매 확대로 이어지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12% 늘어났다.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VS사업본부는 지난해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도 영업이익 2003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TV 수요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하드웨어 외 콘텐츠, 서비스 사업이 성장했다.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 영업이익은 6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2분기 실적은 에어컨과 전장이 이끌어갈 전망이다. 여름을 앞두고 에어컨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면 효율이 높은 친환경 에어솔루션 사업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다. 에어컨 하드웨어뿐 아니라 렌털과 정기적인 가전 관리까지 합친 서비스 사업도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렌털·케어십 서비스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0% 이상 늘었다.

전장 사업 전망도 밝다. 2분기 완성차 시장엔 변동성 우려가 있지만, LG전자가 집중하는 전기차는 고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