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영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재정준칙은 매우 좋은 원칙”이라며 한국의 재정준칙 법제화를 지지했다. 2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ECB 본부에서 윤영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 한국 국회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다.

윤 위원장은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네 명과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유럽 지역 재정 전문가를 만났다.

라가르드 총재는 면담에서 한국의 재정준칙 도입 노력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국가채무를 줄이고, 지출을 구조적으로 개혁하는 두 가지 방향의 재정 규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달 내놓은 통화정책결정문에서 “재정정책은 경제를 더 생산적으로 만들고 공공부채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재정 집행이 불가피하다면 재정이 구조 개혁에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ECB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재정은 생산성을 증진시키고 구조적인 개혁을 하는 방향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유럽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며 “한국도 지금처럼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 “한국의 근로·교육·혁신과 자긍심은 유럽이 많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위원장 등은 프랑스에서 자비에 무스카 크레디아그리콜 은행장을 만나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스페인에서는 엘로이 수아레스 하원 재정·공공기능위원장 등 의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스페인 하원 의원들은 재정준칙 도입 효과와 운용 과정의 주의점 등을 한국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여야 의원들이 9일간에 걸쳐 유럽 각국을 순방하고 돌아오면서 재정준칙 처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재정준칙을 통과시키려면 사회적 경제법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후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