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월가 애널리스트 "연말까지 원유 가격 20~30% 상승 예상"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이 올해 유가 폭등을 예측하고 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고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OPEC+(OPEC 및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의 원유 감산 합의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2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유가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여기서 20~30%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WTI 가격은 지난해 6월 120달러대까지 치솟았다가 하락해 지난해 11월부터 횡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66달러 정도까지 떨어졌으나 OPEC+의 감산 합의 소식이 알려진 뒤 다시 이전 위치로 돌아왔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인 버클레이(Barclays)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곧 원유 시장이 이달 초 OPEC+가 선언했던 감산의 영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에서는 거시경제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얘측을 하지만 지금까지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1년간 WTI 유가 흐름.
최근 1년간 WTI 유가 흐름.
RBC캐피탈마케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원자재전략책임자는 "중국 경제가 제로 코로나19 정책에서 빠져나와 성공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OPEC의 감산과 중국 및 인도의 리오프닝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상품관련 데이터 제공업체인 케이플러(Kpler)의 애널리스트 빅토 카토나는 "글로벌 무역 물량이 아직 증가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런 데이터는 보통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 항구에서 배에 물건이 적재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원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여름 시즌 동안 가격이 견조한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CNBC는 OPEC+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6월 이 기구 회원국의 장관급 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여기서 걸프만의 산유국이 감산 얘기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는 이 결정에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로프트는 "산유국이 오는 하반기에 긴축 생산을 함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원유 공급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많은 국가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유가의 상승은 이 고통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