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에 계속해서 돈이 풀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엔화 가치는 떨어졌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는 0% ±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국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매입하는 조치도 계속하기로 했다.

대신 일본은행은 새 총재를 맞아 과거의 금융완화 정책을 다각도로 평가하는 종합검증을 하기로 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1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20년 넘게 금융완화 기조가 이어진 만큼 (지금까지의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출구 전략을 향한 포석을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수정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는 6월 15~16일이다. 일본 정계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올해 정기국회가 끝나는 6월 21일을 전후해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재의 일본은행법이 시행된 1998년 이후 일본은행은 국정선거를 앞두고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것을 철저히 피해 왔다. 선거에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정가 예상대로 6월 말 총선이 치러지면 일본은행은 일러야 7월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대규모 금융완화를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