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SNS 기업 스냅이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주가가 하루 새 18% 하락했다. 광고 부문 수익성이 악화한 탓으로 분석된다. 신규 서비스도 혹평받으며 2분기 실적도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냅은 올해 1분기 매출이 9억 886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인 10억달러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든 건 2017년 뉴욕 증시에 기업 공개(IPO)한 뒤로 처음이다.

스냅의 적자 폭은 소폭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손실은 3억 2870만달러로 1년 전 3억 5960만달러에서 3000만달러가량 줄었다. 주당 순손실은 21센트를 기록했다.

스냅 사용자 수는 증가하는 모양새다. 1분기 스냅의 하루 사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억 8300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사용자당 평균 매출은 2.58달러로 전망치인 2.63달러를 밑돌았다. 작년 1분기 사용자당 평균 매출은 3.2달러에 달했다.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구독 모델도 불안정한 모습이다. 지난해 6월 스냅은 새로운 기능을 먼저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인 스냅챗+을 출시했다. 매달 3.99달러를 내고 구독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1분기 구독자 수는 300만명에 그쳤다. 하루 스냅 사용자 수의 1%를 밑돌았다.

디지털 광고 사업이 부진한 탓에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숏폼(짧은 동영상) SNS인 틱톡과의 경쟁에 밀려 매출이 줄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뒤처진 스냅은 지난해부터 플랫폼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가 광고를 더 많이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전망이다. 스냅은 이날 주주 서한에 "광고 플랫폼 변화는 일시적인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하지만 플랫폼 개선을 통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 악화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이날 스냅을 매도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스냅은 전 거래일 대비 6.28% 상승했다. 실적이 발표된 뒤 시간 외 거래에선 17.9%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160억달러에 머물렀다. IPO 직전 벤처캐피털(VC)들이 책정한 기업가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스냅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에 따라 기업들이 광고 예산을 축소하고 있어서다. 스냅은 이날 2분기 실적 전망치로 최대 10억 4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작년 동기 대비 6%가량 줄어든 수치다. 팩트셋이 집계한 전망치인 11억달러에 못 미친다.

위기를 느낀 스냅은 지난 19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마이AI를 선보였다. 하지만 공개 후 일주일 만에 혹평에 시달렸다.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용자 동의 없이 채팅 목록 최상단에 고정되도록 설정해 사용자 불만이 증폭됐다.

재스민 앤버그 인사이더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스냅은) 신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며 "광고 등 핵심 사업 성과도 부진하며 위기를 타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