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물가…상반된 증시 [조재길의 핵심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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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4월29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역시 불안한 물가…“추가 금리 인상”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인플레이션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물가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4.6% 뛰었습니다. 시장 예상치(4.5%)를 웃돌았습니다.
인건비도 문제였습니다.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1.2% 상승했습니다. 작년 4분기의 1.1%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라이언 비랭거 클라로투자자문 창업자는 “근원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경기 침체 위험에도 미 중앙은행(Fed)은 다음달 3일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드워치도 25bp 인상 확률을 80% 넘게 보고 있습니다. 6월에도 25bp 추가 인상할 확률 역시 20%를 넘었습니다. 끈적끈적한 물가가 PCE 지표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정유주…“주주환원 늘리나?”
대표적인 정유 기업인 엑슨모빌(XOM)과 셰브런(CVX)이 나란히 1분기 호실적을 내놨습니다.
엑슨모빌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83달러였습니다. 시장 예상치(2.59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매출은 86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예상(854억1000만달러)을 상회했습니다.
엑슨모빌은 “퍼미안 분지 등의 생산을 40% 늘리면서 유가 하락분(16%)을 상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엑슨모빌의 1분기 말 현금은 총 327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달했던 2007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163억달러의 이익을 낸 뒤 81억달러어치 주주 환원 정책을 펴고도 30억달러의 현금이 남았다는 겁니다.
엑슨모빌은 “막대한 현금을 일단 인수합병(M&A)하는 데 사용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올해 300억달러로 예고해 놓은 주주 환원 자금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셰브런 실적도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EPS가 3.55달러로, 1년 전보다 5% 늘었습니다. 셰브런 생산은 2.6% 감소했는데도 정유 부문 순익이 5배나 급증했습니다. 1분기 중 자본지출은 55% 확대됐습니다.
이날 유가 상승과 맞물리면서 엑슨모빌 주가는 1.27%, 셰브런 주가는 0.96% 각각 상승했습니다. 엑슨모빌 주가는 역대 최고치입니다.
독일·프랑스의 엇갈린 물가 흐름
독일과 프랑스가 각각 1분기 경제 성장률 및 4월 인플레이션을 내놨습니다.
독일 성장률은 정체(0.0%)됐습니다. 시장 예상치(0.2%)를 밑돌았습니다. 소비와 정부 지출이 감소한 탓입니다. 다만 물가 상승률은 추가로 둔화했습니다. 4월 기준 7.2%(작년 동기 대비)로 예상치(7.3%)보다 낮았습니다.
프랑스는 달랐습니다. 소비가 1% 줄었는데도 1분기 성장률이 0.2%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4분기 정체를 딛고 상승한 겁니다. 하지만 4월 인플레이션이 불안했습니다. 5.9%로, 예상치(5.7%)는 물론 3월(5.7%)보다 높아졌습니다.
식품 가격이 둔화했으나 에너지값이 다시 뛰면서 물가를 자극했다는 설명입니다.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릴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ECB는 작년부터 75bp씩 2회 연속 금리를 올린 뒤 최근까지 3회 연속 50bp씩 높였습니다.
결국 15대까지 떨어진 변동성지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이날 15.75를 기록했습니다. 1년래 최저치입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지수가 낮으면 증시가 안정적(주가 상승)이란 얘기입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천 뮬러-글리스만 자산배분담당 책임자는 “변동성이 낮을 때는 경제가 호황을 보일 때”라며 “올해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VIX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가 1.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Fed의 성장률 예측(0.4%)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뮬러-글리스만 책임자는 “신용 경색과 부채상한 협상 등도 변동성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EA “올해 전기차 판매 35% 급증할 것”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확대를 예상했습니다. IEA는 새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작년 대비 35% 늘어날 것”이라며 “신차 판매 5대 중 한 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작년 세계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9%였습니다. 2021년 4%에서 두 배 넘게 확대됐습니다. 작년 1000만 대가량 팔린 전기차가 올해는 1400만 대 팔릴 것이란 게 IEA의 예측입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의 60%는 중국에서 이뤄졌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기차 비중은 29%로 매우 높습니다. 다음으로 EU(15%), 미국(8%) 등입니다. 미국의 경우 아직 비중이 낮지만 작년 성장률은 55%에 달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는 총 2600만 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IEA는 “2030년까지 신차 3대 중 한 대는 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원유 수요는 하루 500만 배럴(글로벌 수요의 5%) 줄어들 것”이라고 봤습니다.
테슬라(TSLA) 주가는 이날 2.57% 오른 주당 164.3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걸 “파월 발언 주목”…애플은 실적 발표
다음주 Fed의 금리 결정보다 제롬 파월 의장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걸 교수는 “파월 의장이 만약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할 일이 더 많다’고 밝히면 시장이 실망할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하면 증시가 거래 벽을 뚫고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걸 교수는 “만약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 중단을 선언한다면 인플레이션 재상승 전망을 부추기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다음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역시 Fed의 금리 결정입니다. 그밖에 ECB 및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통화 회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경제 지표 중에선 4월 기준 비농업 일자리 수 및 실업률이 핵심입니다. 1분기 실적을 내놓는 기업 중 애플 우버 포드 퀄컴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