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방미 결산] ② '첨단기술동맹' 협력 틀 구축…한미 시너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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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기술대화' 신설·한미 반도체포럼 출범…59억불 투자 유치·MOU 50건 체결
IRA·칩스법 '돌파구 미흡' 지적도…대통령실 "한국기업 부담 감소 방향엔 합의"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는 첨단과학기술 동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협력 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 미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와의 협력 모색 등에 합의했다.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총 59억 달러(7조8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양국 기관·기업 간 50건에 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2년 만의 국빈 방미에는 4대 그룹 총수 및 6대 경제단체장 등 122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해 정상 외교를 뒷받침했다.
◇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반도체 협력 대폭 강화키로
윤 대통령은 첨단기술과 공급망을 둘러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다.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이 대표적인 결과물로 꼽힌다.
한미는 이를 통해 바이오·배터리·반도체·디지털·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하면서 첨단기술 분야의 표준을 함께 마련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첨단 산업의 국제적인 '룰 세팅'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국은 또 민관 공동 참여 포럼인 '한미 반도체 포럼'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경제안보의 핵심인 반도체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미국(설계·장비)과 한국(제조) 양국이 서로 강점을 활용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가치 동맹'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미국과 한층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미는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며 "첨단 과학기술 분야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동 기술 개발, 실증 협력, 인적 교류, 국제 표준 협력 등 함께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尹, 넷플릭스·테슬라 등 연쇄 접촉…59억불 투자 유치·MOU 50건 체결
순방 때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해온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방미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한 데서도 이러한 인식이 드러난다.
서랜도스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4년간 25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외에 6대 첨단 기업(19억 달러), 코닝(15억 달러)까지 합하면 이번에 약속된 미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59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도 접견, 완성 전기차 생산라인인 '기가팩토리'의 한국 유치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27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지역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러한 호혜적 한미 경제 협력이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 출범 후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경제 사절단도 '세일즈외교'에 보폭을 맞췄다.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 등 행사마다 양국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이러한 세일즈외교는 역대 최다 규모의 MOU 체결 성과로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양국 기관과 기업 등이 바이오 분야 23건을 포함해 총 50건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전했다.
특히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테라파워 등 미국의 주요 3사와 모두 MOU를 체결,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 IRA·칩스법 해법 '추가 협의'로 넘겨…대통령실 "韓 부담감소 방향 합의"
다만 기대와 달리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른 한국 기업의 불이익 우려를 해소할만한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IRA 및 칩스법과 관련해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지속적인 긴밀한 협의' 언급에 그친 것을 두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한국 내에서 나왔다.
이러자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간에 한국 기업의 부담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향에 대해선 명쾌하게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 간 큰 방향은 잡힌 만큼, 이를 토대로 양국 실무 차원의 지속적인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전날인 25일 윤 대통령이 지나 러몬드 상무장관을 별도로 접견한 사실을 사흘 후 언론에 공지하는 등 한국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윤 대통령의 '물밑' 노력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IRA, 칩스법을 놓고 미국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하기는 애초에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내가 취임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34조원)를 투자했다"고 말해 선거를 의식한 '치적' 과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연합뉴스
IRA·칩스법 '돌파구 미흡' 지적도…대통령실 "한국기업 부담 감소 방향엔 합의"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미는 첨단과학기술 동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협력 틀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 미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와의 협력 모색 등에 합의했다.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으로부터 총 59억 달러(7조8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양국 기관·기업 간 50건에 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2년 만의 국빈 방미에는 4대 그룹 총수 및 6대 경제단체장 등 122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해 정상 외교를 뒷받침했다.
◇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반도체 협력 대폭 강화키로
윤 대통령은 첨단기술과 공급망을 둘러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했다.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주도하는 협의체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이 대표적인 결과물로 꼽힌다.
한미는 이를 통해 바이오·배터리·반도체·디지털·양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하면서 첨단기술 분야의 표준을 함께 마련하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첨단 산업의 국제적인 '룰 세팅'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국은 또 민관 공동 참여 포럼인 '한미 반도체 포럼'을 신설하기로 하는 등 경제안보의 핵심인 반도체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미국(설계·장비)과 한국(제조) 양국이 서로 강점을 활용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가치 동맹'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미국과 한층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미는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적의 파트너"라며 "첨단 과학기술 분야 교류와 협력을 통해 공동 기술 개발, 실증 협력, 인적 교류, 국제 표준 협력 등 함께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尹, 넷플릭스·테슬라 등 연쇄 접촉…59억불 투자 유치·MOU 50건 체결
순방 때마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해온 윤 대통령은 이번에도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방미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한 데서도 이러한 인식이 드러난다.
서랜도스 CEO는 이 자리에서 한국에 대한 '4년간 25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외에 6대 첨단 기업(19억 달러), 코닝(15억 달러)까지 합하면 이번에 약속된 미국 기업의 투자 규모는 59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26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도 접견, 완성 전기차 생산라인인 '기가팩토리'의 한국 유치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27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지역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러한 호혜적 한미 경제 협력이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 출범 후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진 경제 사절단도 '세일즈외교'에 보폭을 맞췄다.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 등 행사마다 양국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이러한 세일즈외교는 역대 최다 규모의 MOU 체결 성과로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양국 기관과 기업 등이 바이오 분야 23건을 포함해 총 50건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전했다.
특히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테라파워 등 미국의 주요 3사와 모두 MOU를 체결,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 IRA·칩스법 해법 '추가 협의'로 넘겨…대통령실 "韓 부담감소 방향 합의"
다만 기대와 달리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른 한국 기업의 불이익 우려를 해소할만한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IRA 및 칩스법과 관련해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지속적인 긴밀한 협의' 언급에 그친 것을 두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한국 내에서 나왔다.
이러자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은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간에 한국 기업의 부담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방향에 대해선 명쾌하게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 간 큰 방향은 잡힌 만큼, 이를 토대로 양국 실무 차원의 지속적인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 전날인 25일 윤 대통령이 지나 러몬드 상무장관을 별도로 접견한 사실을 사흘 후 언론에 공지하는 등 한국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윤 대통령의 '물밑' 노력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화하며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IRA, 칩스법을 놓고 미국의 전향적인 입장을 기대하기는 애초에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내가 취임한 이후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34조원)를 투자했다"고 말해 선거를 의식한 '치적' 과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