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키움전 승리 후 롯데 선수단과 하이파이브하는 래리 서튼 감독(오른쪽 두번째). / 출처=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30일 키움전 승리 후 롯데 선수단과 하이파이브하는 래리 서튼 감독(오른쪽 두번째). / 출처=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올 시즌 처음 매진된 홈구장 만원 관중 앞에서 무려 13년 만에 8연승을 달린 롯데 자이언츠가 11년 만의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리그 최고의 투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만났으나 타선이 끈질기게 공략했고, 경기 종반 역전 후 철벽 불펜이 마운드를 지켜 8연승을 완성했다.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5-3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14승8패(승률 0.636)가 돼 같은날 두산 베어스에 패해 15승9패가 된 SSG 랜더스(승률 0.625)를 승차 없이 2위로 밀어냈다.

롯데의 8연승은 2010년 6월3~11일 이후 4706일 만이다. 리그를 10경기 이상 치렀을 때 기준으로 리그 1위에 등극한 것 역시 2012년 7월7일 이후 3949일 만이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선발 등판했지만 짜임새가 좋아진 롯데 타선은 안우진을 계속 괴롭혔다. 2회말 1사 만루에서 안권수가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냈고 3회말 2사 2루에서도 안치홍이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쳐 2-0으로 앞서갔다.

이 과정에서 안우진의 투구수를 늘려 결국 안우진은 5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의 성적을 남기고 강판했다. 절정의 구위를 뽐내던 안우진으로선 올 시즌 처음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에 실패한 경기가 됐다.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롯데 경기가 매진됐다. / 출처=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롯데 경기가 매진됐다. / 출처=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키움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5회초 롯데 선발 한현희를 집중 공략, 한 번에 역전했다. 올 시즌 최고 클러치 히터(찬스에 강한 타자) 애디슨 러셀의 1타점 2루타로 1-2 추격했다. 이어 최근 키움 이적 후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하는 이원석도 적시타를 보태 2-2 균형을 맞췄다. 롯데가 좌완 김진욱을 올리자 대타 투입된 박찬혁이 추가 적시타를 쳐 2-3으로 앞섰다.

하지만 최근 기세가 대단한 롯데는 7회말 기어이 경기를 뒤집었다. 1사 1·3루에서 키움 투수 김동혁의 보크로 3-3 동점을 이뤘고 잭 렉스가 1타점 2루타를 쳐내 4-3 재역전했다. 또 전준우가 바뀐 투수 하영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 5-3으로 달아났다.

롯데는 8연승 기간 무실점 행진을 벌여온 김상수·구승민·김원중 등 불펜진이 이어던지며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자이언츠 팬들은 “지는 게 뭔가요”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흔들어가며 열성적 응원을 펼쳤다. 만원 관중은 롯데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대표 응원가 ‘부산 갈매기’ 떼창으로 1위 등극을 자축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