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화·대형 회화의 거장…'가장 미국적인' 알렉스 카츠 [이아침의 화가]
‘가장 미국적인 화가.’ 현대미술의 거장 알렉스 카츠(96·사진)에게는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아메리칸 드림’을 떠올리게 하는 화사하고 감각적인 색채, 깔끔한 그림체로 미국인의 일상을 담아내서다.

1927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카츠는 어려서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1946년 뉴욕의 명문 예술대학인 쿠퍼유니언에 입학해 그림을 공부했다.

그의 ‘시그니처’는 인물 초상화다. 1950년대 당시 뉴욕 미술계에선 추상표현주의가 인기였다. 카츠는 주류를 거스르고 사실주의에 입각해 주변 인물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의 부인이자 뮤즈인 에이다, 아들 빈센트 등을 그리며 자신만의 화풍을 발전시켜 나갔다. 카츠의 또 다른 특징은 수m에 달하는 ‘대형 회화’를 그린다는 점이다. TV, 영화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던 1960~1970년대 그는 대형 영화 스크린에 영향을 받아 점차 자신의 작품 크기를 확대했다. 100세에 가까운 고령에도 그는 여전히 대형 캔버스 앞에서 붓을 든다.

카츠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5월 4~7일 국내 아트페어(미술품 장터)인 ‘아트부산’에 등장한다. 프랑스 오페라갤러리가 분홍색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모습을 그린 ‘크리스틴’(2005)을 들고 나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