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中 경제지표 부진·Fed 금리결정 앞두고 1%대 하락 [오늘의 유가]
국제유가가 1% 넘게 떨어졌다. 오는 2~3일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OPEC+의 감산도 유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1.12달러(1.46%) 하락한 배럴당 75.66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지난달 27~28일 3.3% 올랐으나 이날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브렌트유 7월물도 전장보다 0.95달러(1.18%) 내린 배럴당 79.38달러에 장을 마쳤다. 28일 2.7% 오르며 배럴당 8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1일 다시 깨졌다.
국제유가, 中 경제지표 부진·Fed 금리결정 앞두고 1%대 하락 [오늘의 유가]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로 전월(51.9) 대비 떨어져 4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51.4)를 밑돌았다. 제조업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낮으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피터 맥널리 서드브릿지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은 중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크게 좌우되는데, 제조업에서 실망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올해 석유 수요를 이끌 가장 큰 주체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면 유가가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미국에서는 파산 위기에 놓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JP모간에 인수됐다. 정부가 긴급 개입하며 시장의 큰 혼란은 막았지만, 은행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유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2~3일 열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Fed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달러화 가치가 뛰면서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한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

1일부터 OPEC+의 대규모 감산이 시작됐지만 이날 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은 하루 총 116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데니스 키슬러 BOK 파이낸셜 트레이딩 수석부사장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다소 약화돼 보이지만 원유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