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니토 로보틱스
사진=니토 로보틱스
미국 실리콘밸리의 가정용 로봇청소기 제조사 니토 로보틱스가 설립 18년 만에 문을 닫는다. 로봇청소기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어진 판매부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에 나선 것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니토 로보틱스의 모회사인 독일 포베르크그룹이 이같이 밝혔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회사는 “많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부진으로 인해 폐쇄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온‧오프라인 판매에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경영난이 가중된 데 따른 것이다.

2001년 세계 최초의 로봇 청소기 ‘트릴로바이트’, 이듬해 아이로봇의 ‘룸바’가 등장하면서 로봇청소기 시장 빠르게 성장했다. 니토 로보틱스는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생 3명이 설립했다. 니토 로보틱스는 2009년 최초로 라이다 센서를 탑재한 ‘니토 D8’ 출시해 주목받았다. 라이다를 이용해 주변을 스캔해 공간을 3D 맵핑한 뒤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2011년에는 와이파이와 로봇청소기를 연결하는 등 기술 혁신을 이어가 아이로봇의 주요 경쟁자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는 100만대 이상의 로봇청소기를 판매했고, 가정용 제품과 관련된 AI 기술 연구를 이어왔다.

이후 로봇청소기 시장에 중국 에코백스로보틱스와 샤오미,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뛰어들었고 니토 로보틱스는 경쟁에서 점차 뒤처졌다. 2017년 독일 포베르크그룹에 인수되는 등 부침을 겪다가 결국 브랜드 폐쇄까지 이어졌다.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현재 아이로봇(미국), 에코백스 로보틱스(중국),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등이 주도하고 있다.

포베르크는 앞으로 5년 동안 니토 제품에 대한 서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