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리더와 좋은 경영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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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본질
프레드문트 말릭 지음
박여명 옮김
센시오
550쪽|2만9800원
프레드문트 말릭 지음
박여명 옮김
센시오
550쪽|2만9800원
수많은 사람이 ‘경영’에 대해 말한다. 리더는 어때야 한다, 조직은 어떻게 운영해야 한다며 한마디씩 보탠다. 그럴수록 혼란은 커진다. <경영의 본질>은 이에 일침을 가한다.
“새로운 구루가 등장하는가 하면 세미나의 트렌드가 바뀌고, 하룻밤 사이에 경영 신간들이 쏟아져 나왔다. 분명 사람들에게는 지나치기 쉽지 않은 주제였을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인쇄물의 권위를 바탕으로 공허한 트렌드가 빠르게 전파되었다.”
이 책을 쓴 프레드문트 말릭은 유럽의 경영 석학이다.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 경영 사상가 피터 드러커와는 나이 차가 35년 났지만 서로 존경하는 사이였다. <경영의 본질>은 말릭의 대표작이다. 2000년 독일어로 출간된 후 23년 만에 최근 한국어 번역으로 나왔다.
건강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반박하듯, 말릭은 책에서 경영에 관한 잘못된 관념을 하나씩 살펴나간다. 예컨대 그는 ‘이상적인 리더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리더와 좋은 경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바른 질문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성과를 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말릭도 뛰어난 리더들을 연구했다. 특별한 공통점은 없었다. 어떤 이들은 오늘날 요구되는 훌륭한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더 많은 리더가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 일부는 수줍음이 많았지만 리더의 역할을 잘 해냈다. 카리스마를 가진 이도 있었고, 조직 외부에서 전혀 존재감을 느낄 수 없고 눈에 띄지 않는 리더도 있었다.
말릭은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라고 했다. 외과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다. 수술을 잘하느냐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책은 경영에 관한 상식들을 계속해서 깨부순다. 일은 즐거워야 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열정에 대한 요구는 전혀 검증되지 않고 확인된 바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좋은 조직’ 같은 것은 없으며 ‘덜 나쁜 조직’과 ‘더 나쁜 조직’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밑줄을 그을만한 문장이 많다. “정신노동자가 효과성을 갖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시간 단위가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강점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열심히 일하지 마라. 지혜롭게 일하라” 등이다.
책의 내용에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다. 잘못 알려진 상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상식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국어 제목처럼 책은 ‘경영의 본질’을 탐구한다. 다른 말로 ‘경영의 기본’이다. 어떻게 보면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쉽게 잊고 있던 기본을 다시 일깨운다. 시류에 따라 쏟아져 나오는 여느 경영서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새로운 구루가 등장하는가 하면 세미나의 트렌드가 바뀌고, 하룻밤 사이에 경영 신간들이 쏟아져 나왔다. 분명 사람들에게는 지나치기 쉽지 않은 주제였을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인쇄물의 권위를 바탕으로 공허한 트렌드가 빠르게 전파되었다.”
이 책을 쓴 프레드문트 말릭은 유럽의 경영 석학이다.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 경영 사상가 피터 드러커와는 나이 차가 35년 났지만 서로 존경하는 사이였다. <경영의 본질>은 말릭의 대표작이다. 2000년 독일어로 출간된 후 23년 만에 최근 한국어 번역으로 나왔다.
건강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반박하듯, 말릭은 책에서 경영에 관한 잘못된 관념을 하나씩 살펴나간다. 예컨대 그는 ‘이상적인 리더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이상적인 리더와 좋은 경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바른 질문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성과를 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말릭도 뛰어난 리더들을 연구했다. 특별한 공통점은 없었다. 어떤 이들은 오늘날 요구되는 훌륭한 소통의 리더십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더 많은 리더가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 일부는 수줍음이 많았지만 리더의 역할을 잘 해냈다. 카리스마를 가진 이도 있었고, 조직 외부에서 전혀 존재감을 느낄 수 없고 눈에 띄지 않는 리더도 있었다.
말릭은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는가’라고 했다. 외과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다. 수술을 잘하느냐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책은 경영에 관한 상식들을 계속해서 깨부순다. 일은 즐거워야 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열정에 대한 요구는 전혀 검증되지 않고 확인된 바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좋은 조직’ 같은 것은 없으며 ‘덜 나쁜 조직’과 ‘더 나쁜 조직’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밑줄을 그을만한 문장이 많다. “정신노동자가 효과성을 갖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시간 단위가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강점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열심히 일하지 마라. 지혜롭게 일하라” 등이다.
책의 내용에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다. 잘못 알려진 상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상식을 말하기 때문이다. 한국어 제목처럼 책은 ‘경영의 본질’을 탐구한다. 다른 말로 ‘경영의 기본’이다. 어떻게 보면 다 아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쉽게 잊고 있던 기본을 다시 일깨운다. 시류에 따라 쏟아져 나오는 여느 경영서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