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빼는 리츠"…디앤디플랫폼 주주들 '부글부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K디앤디(D&D)가 서울 역삼동 '스케일타워(프로젝트명 타이거318빌딩)'의 지분 50%를 현대차에 매각하자 디앤디플랫폼리츠 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SK디앤디의 스폰서 리츠인 디앤디플랫폼리츠가 그동안 스케일타워의 편입 가능성을 누차 언급해온 탓이다.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해버리는 등 리츠를 부동산 자산 유동화 수단으로만 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K디앤디가 스폰서로 참여 중인 디앤디플랫폼리츠는 그간 수차례 스케일타워 지분을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SK디앤디와의 공동사업협약서상 SK디앤디 개발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의권이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발간하는 월간보고서에서도 편입 가능성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이 리츠는 2021년 8월 상장 후 첫 월간 보고서부터 최근 3월까지 서울시 강남구 소재 '강남 오피스'를 편입 가능성이 높은 '딜 파이프라인' 중 한곳으로 적었다. 스케일타워란 이름을 쓰진 않았으나 해당 빌딩 사진과 함께 주소 등을 기재했다.
지난달 4일 열린 삼성증권 주관 2023년 상반기 IR 행사에서도 '신규 자산편입'란을 통해 SK디앤디 공동참여자산인 '강남오피스'를 잠재적 딜 파이프라인으로 넣어놨다. 이어 "임차인 모집 및 공동투자자와 (편입) 협의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매각 뒷배경에는 높은 가격이 자리했다. 수익증권 매매 계약금 2532억원은 평당 최대 6000만원 수준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남업무지구 오피스 거래 사례상 가장 높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매각 차익도 어마어마하다. SK디앤디 재무제표상 해당 지분의 장부가는 500억원이다. 2532억원에 매각됨에 따라 해당 부지를 매입한 2019년 이후 4년 만에 2000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디앤디플랫폼리츠 주주들은 회사 측이 수차례 스케일타워 편입을 약속했던 점을 들어 "알짜배기를 뺐다"고 분노하고 있다.
주주 A씨는 "우선매수협의권으로 수월히 자산매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리츠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를 믿고 투자했는데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도 "알짜자산은 외부에 팔아버리고 리츠는 버리는 행위"라며 "매수를 하지 않겠다고 공시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유상증자를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회사채 금리는 5%를 넘나드는 상황 아닌가"라며 "그런 가격에 사 오더라도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5%도 채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속에 SK디앤디와 디앤디플랫폼리츠 양사 주가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디앤디는 스케일타워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6일 4.61% 상승했고, 2일에도 0.88% 오른 2만2850원에 마감했다. 증권사들도 속속 투자의견 매수를 외치며 목표주가를 4만원대까지 높인 곳들도 나왔다.
반면 2일 디앤디플랫폼리츠 주가는 공모가인 5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329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5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액면분할한 케이탑리츠를 빼면 상장리츠 중 최저가다. 해당 논란에 대해 디앤디플램폼리츠 측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스케일타워 리츠 편입 수 차례 약속했는데…"
SK디앤디는 지난달 26일 현대차와 '타이거대체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318호' 수익증권 50%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매 계약 금액은 2532억원이다. 이 펀드가 소유한 스케일타워는 강남역에 인접해 알짜배기 자산으로 평가받은 오피스용 건물이다.SK디앤디가 스폰서로 참여 중인 디앤디플랫폼리츠는 그간 수차례 스케일타워 지분을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SK디앤디와의 공동사업협약서상 SK디앤디 개발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의권이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발간하는 월간보고서에서도 편입 가능성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이 리츠는 2021년 8월 상장 후 첫 월간 보고서부터 최근 3월까지 서울시 강남구 소재 '강남 오피스'를 편입 가능성이 높은 '딜 파이프라인' 중 한곳으로 적었다. 스케일타워란 이름을 쓰진 않았으나 해당 빌딩 사진과 함께 주소 등을 기재했다.
지난달 4일 열린 삼성증권 주관 2023년 상반기 IR 행사에서도 '신규 자산편입'란을 통해 SK디앤디 공동참여자산인 '강남오피스'를 잠재적 딜 파이프라인으로 넣어놨다. 이어 "임차인 모집 및 공동투자자와 (편입) 협의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SK디앤디, 스케일타워 역대 최고가에 매각
최종적으로 스폰서인 SK디앤디는 스케일타워를 디앤디플랫폼 리츠 편입 없이 현대차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매각 뒷배경에는 높은 가격이 자리했다. 수익증권 매매 계약금 2532억원은 평당 최대 6000만원 수준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남업무지구 오피스 거래 사례상 가장 높은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매각 차익도 어마어마하다. SK디앤디 재무제표상 해당 지분의 장부가는 500억원이다. 2532억원에 매각됨에 따라 해당 부지를 매입한 2019년 이후 4년 만에 2000억원을 벌어들이게 됐다.
디앤디플랫폼리츠 주주들은 회사 측이 수차례 스케일타워 편입을 약속했던 점을 들어 "알짜배기를 뺐다"고 분노하고 있다.
주주 A씨는 "우선매수협의권으로 수월히 자산매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리츠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를 믿고 투자했는데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 B씨도 "알짜자산은 외부에 팔아버리고 리츠는 버리는 행위"라며 "매수를 하지 않겠다고 공시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승승장구' SK디앤디…'상장리츠 중 최저가' 디앤디플랫폼리츠
일각에서는 거래가가 너무 높았던 탓에 디앤디플랫폼리츠가 스케일타워를 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유상증자를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회사채 금리는 5%를 넘나드는 상황 아닌가"라며 "그런 가격에 사 오더라도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5%도 채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속에 SK디앤디와 디앤디플랫폼리츠 양사 주가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SK디앤디는 스케일타워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6일 4.61% 상승했고, 2일에도 0.88% 오른 2만2850원에 마감했다. 증권사들도 속속 투자의견 매수를 외치며 목표주가를 4만원대까지 높인 곳들도 나왔다.
반면 2일 디앤디플랫폼리츠 주가는 공모가인 5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329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5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액면분할한 케이탑리츠를 빼면 상장리츠 중 최저가다. 해당 논란에 대해 디앤디플램폼리츠 측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