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공실 위험' 속여 수익률 높은 증권 골라 양도받고 투자
집값 폭등 틈타 160억 가로챈 부동산투자회사 임원들 기소
부동산 가격 상승기를 틈타 2년간 투자자들 몰래 총 200억원에 이르는 투자 수익을 착복한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임원 3명과 부동산·공사업체 대표 등 총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수재·증재·배임·횡령 등 혐의로 한 자산운용사 상무 A(46)씨를 2일 구속기소했다.

같은 회사 전무 B(55)씨와 또 다른 자산운용사 상무 C(45)씨, 뒷돈을 제공한 부동산·공사업체 대표 3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11월 투자자 펀드 자금으로 사들인 건물의 가격이 올라 시세차익이 예상되자 기존 투자자에게는 수익증권을 팔라고 권유하고 자신은 그중 일부를 사들여 막대한 배당 기회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기존 투자자 41명에게 해당 건물에 '대량 공실 발생 위험이 있다'고 거짓말해 수익증권 양도 동의를 받았다.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실무자에게 임차인과 연장계약을 미루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A씨는 이 수익증권 중 수익률이 높은 증권에만 15억원을 투자해 153억원의 수익이 나자 138억원의 순이익을 독차지했다.

새롭게 모집한 또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176억원을 모아 수익률이 낮은 증권에만 투자하게 했다.

이들은 건물 매도 과정에서 입찰 참여자에게 내부자료 등을 제공해 낙찰을 돕고 그 대가를 받는가 하면 자문료를 빼돌리거나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상당한 수익을 얻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A씨가 얻은 범죄 수익은 159억원에 달했다.

B씨와 C씨도 각각 15억원과 약 11억원의 범죄 수익을 거뒀다.

검찰은 이 중 15억3천만원에 대해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임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편승해 투자자들이 받아야 할 수익을 가로채 스스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며 "그 과정에서 실제 금액보다 높은 가격에 부동산을 사들여 부동산 가격 상승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