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선 창가에 앉아라, 어려우면 숲 영상이라도 봐라" [책마을]
'최대한 적게 일하고 최대한 많이 벌고 싶다.'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같은 시간이라면 조금 더 능률있는 방법으로 일하고 싶어하고, 승진과 소득, 눈에 보이는 성과도 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직장 안에서 업무 능률을 끌어올리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듯 일처리 속도는 제자리걸음이다.

게다가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협상, 토론, 회의 등 타인과 부딪힐 일도 많다. 이 때, 누군가는 조곤조곤하게 말하더라도 자신의 뜻을 상대에 확실히 전달하고 누군가는 항상 감정만 상한 채 끝나기 일쑤다. 이 두 사람의 차이를 만드는 건 무슨 능력일까? 최근 출간된 <내 일의 모든 것>엔 그 해답을 찾아줄 열쇠가 있다.
"일터에선 창가에 앉아라, 어려우면 숲 영상이라도 봐라" [책마을]
책의 저자 살마 노벨은 세계적인 심리학자로, 현재 이스라엘에서 심리학과 교수이자 아동발달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일터에서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변화'만 있으면 된다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따뜻한 커피를 상대에 건넨다던지, 녹색 배경을 30초간 본다던지 하는 일이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사기꾼 아냐?"라는 의구심이 피어오르지만 저자가 직접 수년을 들여 한 여러 실험과 그 결과를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자는 먼저 업무 환경, 즉 사무실이 잘 갖춰져 있어야 업무 성과도 덩달아 오른다고 주장한다. 직장인 931명을 상대로 풍경이 보이는 사무실과 직업 만족도, 스트레스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450명은 창문이 없는 곳에, 나머지 481명은 숲이 보이는 창가에 앉힌 후 회사생활에 관한 설문지를 작성하게끔 했다. 그 결과, 창가 자리 사람들의 스트레스지수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풍경을 볼 수 없고 자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환경이라면 이어폰을 끼고 자연이 나오는 동영상을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연구의 결과인데, 가상으로라도 산책을 떠난 참가자들은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두 번째로는 면접, 회의 임금협상 등 직장 안에서 타인과 소통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대표적인 것은 '악수의 중요성'이다. 면접 등에서 악수는 긍정적 결과를 부른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 연구에 의해 드러났다.

하지만, 저자는 더 나아가 기업, 개인 간 거래 성사에도 악수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했다. 작은 손 흔들기가 상대방에 대한 우호적인 인상과 신뢰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악수를 통해서 위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자주 사용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 상대의 손을 '괴로울 정도로' 오래 잡고 놔주지 않는 방법으로 그만의 힘을 과시했다.

마지막으로는 개인의 작은 습관이 업무에 얼마나 큰 역할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도 말한다. 특히 저자는 스마트폰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하게끔 만들어줬지만 동시에 업무와 일상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참가자들을 모아놓고 업무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등에 대해 조사했다. 1년 후 같은 질문을 한 결과, 스트레스나 우울 지수가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을 발견했다.

스마트폰이 미치는 부정적인 역할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눈 앞에서 치워버리라'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화면이 꺼진 스마트폰이 가시권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는 상승한다. 전원을 끄든, 켜든 스마트폰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가자들은 인지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했다.

책은 작은 환경의 변화나 조금의 습관이 인간의 업무 능력과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흥미로운 연구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는 점에서 매우 재미있다. 하지만 모든 장에서 계속 연구 결과만 나열한다는 점에서 다소 단조롭다는 인상을 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