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반격 임박설 와중…"선로에 폭파장치, 화물열차 탈선"
"크림반도 인근 석유 기지도 불타…인명 피해는 없어"
우크라의 파괴공작인가…러 철로 잇단 폭파·석유탱크 화재(종합2보)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사보타주(파괴공작)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연속 철로 폭발로 인한 화물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3일에는 석유제품 저장고가 불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3일 새벽 러시아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주 타만 반도의 템륙 지역에 있는 석유 기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타만 반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에 인접해 있다.

베니아민 콘드라티예프 크라스노다르주 주지사는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템륙 지역 볼나(파도) 마을에 있는 석유제품 저장탱크가 불타고 있다"면서 "아직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으며, 주민들에 대한 위협도 없다"고 전했다.

불은 석유제품 저장탱크 외에 석유와 석유제품,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환적 시설이 있는 볼나 마을 석유기지 시설 1천200㎡를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콘드라티예프 주지사는 화재 원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불이 번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크림반도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석유 기지가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은바 있다.

이 공격으로 1천㎡의 면적의 석유 기지가 불타고, 석유 저장탱크 4개가 손상됐다.

연이은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세바스토폴 석유 기지 공격에 대해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준비된 것"이라며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의 이 같은 발표를 근거로 타만 반도 석유 기지 화재도 우크라이나 측의 사보타주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의 파괴공작인가…러 철로 잇단 폭파·석유탱크 화재(종합2보)
러시아의 운송망도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에서 선로에 설치돼 있던 폭파 장치가 터지면서 화물열차가 탈선했다.

알렉산드르 보고마스 브랸스크주 주지사는 "2일 오후 7시 47분께 (브랸스크주 주도) 브랸스크 동쪽의 '스네제티스카야-벨리예 베레가' 구간에서 선로에 설치돼 있던 미확인 폭파 장치가 터지면서 화물열차 기관차와 철도 차량 20량이 탈선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파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으며, 열차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70량의 차량으로 구성된 이 화물열차가 어떤 화물을 운송 중이었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와 교통검찰 등은 사고 현장에 수사관들을 급파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사고원인 등에 대해선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브랸스크주는 우크라이나 북부와 벨라루스 동남부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지역이다.

이에 앞서 전날인 1일에도 역시 브랸스크주에서 철로 폭발로 인한 화물열차 탈선 사고가 일어났다.

러시아 철도공사는 이날 오전 10시 17분에 브랸스크와 우네차를 잇는 선로 136㎞ 지점에서 정체불명의 폭파 장치가 터져 열차 차량 7량이 탈선하고 기관차가 불에 탔다고 전했다.

78량으로 구성된 이 화물열차는 벨라루스 동남부 도시 고멜에서 석유제품과 목재를 싣고 브랸스크로 가던 중이었다.

보고마스 주지사는 이날 사고에서도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러시아 서부와 남서부 지역의 운송 및 에너지 인프라 사고는 우크라이나군이 조만간 봄철 대공세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이 반격 작전에 앞서 러시아군의 군수물자 및 연료 보급을 방해하고, 군사적 혼란을 초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보타주 활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