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인천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최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3일 인천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최혁 기자
“평생 한 번 드실까 말까 한 가마살(목살) 해체를 시작하겠습니다.”

3일 오후 2시. 인천 동춘동 이마트 연수점 수산 코너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참치 해체 쇼를 구경하려는 쇼핑객이었다. 갓 해체된 참치는 부위별로 그 자리에서 판매한다.

매장 입구 옆 스마트팜에서 자란 로메인도 수확하자마자 팔린다. 매장 안쪽 육류코너 쇼케이스에선 등심과 토마호크 등이 숙성되고, 그 옆에선 로봇이 치킨을 튀긴다. 이마트 연수점은 지역주민들로부터 “쇼핑할 재미가 있는 점포”라는 얘기를 듣는다.

○연수점 매출 한 달 새 18%↑

이곳은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로 점찍어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친 매장이다. 이날 공개한 첫 한 달 성적표에서 연수점은 지난 3월 30일 재개점 후 4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식료품 매출은 △델리(즉석식품) 48% △수산 23% △채소 20% 등 대부분 크게 늘었다.

이마트는 온라인에서는 살 수 없는 주류를 찾아 방문하는 소비자를 위해 연수점 주류 코너 매대를 2개에서 5개로 늘렸다. 그 결과 위스키 매출은 120%, 와인 매출은 50% 증가했다.

연수점과 같은 미래형 점포 출점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날 연수점을 찾아 매장을 둘러본 정 부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에 근거한 공간 혁신에 있다”며 “고객 경험의 폭을 지속해서 확장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이마트를 찾을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점포 리뉴얼에만 850억원 투자

이마트가 대대적으로 매장 개조에 나선 배경엔 온라인 유통의 대대적 공세가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통업의 대세로 뜬 쿠팡 등에 대응하기 위해 쇼핑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연수점은 전체 면적 1만8512㎡ 중 약 70%를 차지하던 직영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축소했다. 대신 입구 주변과 2층을 전국 각지의 맛집과 패션 브랜드 등 82개의 독립 임대매장이 있는 ‘더 타운몰’로 꾸몄다.

1층엔 프로야구 SSG랜더스 선수들의 락커룸을 재현한 ‘랜더스 광장’, 2층엔 국내 최초의 트램펄린 테마파크 ‘바운스’ 등이 들어섰다. 연수점 매출이 많이 늘어난 데엔 이 같은 체험 중심의 점포 재구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이마트의 분석이다.

이마트는 2020년 9개 점, 2021년 19개 점, 지난해 8개 점을 리뉴얼했다. 리뉴얼을 시작한 이후 이마트의 점포당 평균 매출은 10분기 연속 늘었다. 오는 7월엔 경기 고양시 이마트타운 킨텍스점도 리뉴얼을 마치고 재개장한다. 이마트가 올해 점포 리뉴얼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850억원에 달한다.

인천=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