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가방 속 시신' 사건 용의자 검거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질랜드 '가방 속 시신' 사건 용의자 검거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뉴질랜드를 발칵 뒤집은 '가방 속 어린이 시신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40대 한인 여성이 법정에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매체들은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지난해 9월 울산에서 체포된 A씨(42·여)가 이날 오전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린 행정 심리에 출석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심리 내내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앉아있었고, 10분간의 심리가 끝날 때쯤 판사가 법정을 나서려 하자 손을 들고 "내가 하지 않았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또 "그것은 사실이다. 나는 나의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심리가 끝난 뒤였기 때문에 판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리를 떴다. A씨도 곧 법정 경위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 나갔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살인 혐의로 한국 경찰에 붙잡혔을 때도 "내가 안 했어요"라면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바 있다. 이어 뉴질랜드로 이송된 뒤에도 변호사를 통해 무죄를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오클랜드 남부지역의 한 창고에서 6세, 8세 어린이 시신 2구가 든 가방이 발견되면서 알려졌고, 당시 뉴질랜드 경찰은 시신이 여러 해 동안 창고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이들의 생모인 A씨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한국 경찰은 2018년 하반기 한국에 입국한 A씨를 울산에서 체포해 지난해 11월 말 뉴질랜드로 송환됐고, 뉴질랜드에 도착하자마자 구속됐다.

A씨에 대한 재판은 내년 4월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한국 태생의 뉴질랜드 시민권자인 A씨는 사건 직후 가족들의 요청으로 검시관으로부터 '신원 비공개 명령'을 받아냈다.

이후 뉴질랜드 매체들의 문제 제기로 오클랜드 고등법원은 지난 3월 여성의 신원 비공개 요청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지만, 여성의 변호인 측이 즉각 항소함에 따라 이 문제는 아직도 계류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