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비만이나 약물중독 같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베크 머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인 절반가량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29% 높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매일 담배 15개비씩을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다. 심장병 위험도 29%, 뇌졸중 위험도 32% 커진다"면서 "고립됐다는 느낌이 불안감, 우울증, 치매와 연관되고, 바이러스 감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더 취약한 상태를 만든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머시 의무총감은 "노인들의 고립감으로 인한 의료 서비스가 미국의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연간 67억달러(약 8조9800만원)"라면서 외로움은 경제적인 문제로도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19년 6월부터 2020년 6월 사이에 사회적 네트워크의 크기가 평균 16%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면서 외로움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도 했다.

머시 의무총감은 "자원봉사 조직이나 스포츠·종교 모임 같은 프로그램과 대중교통·주거·교육정책, 도서관·공원·운동장 등 물리적 요소를 아우르는 지역 공동체 인프라 확충 등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적어도 하루 15분씩은 보내기',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주의를 분산시키는 기기 멀리하기' 등을 제시했다.

한편, '정신건강의 달'을 맞아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의 국가적 정신건강 개선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