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피고픈 꽃…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춤' [연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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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피고픈 꽃…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춤' [연극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01.33333772.1.jpg)
연극 '장수상회'는 서글프고 안쓰럽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막핀 꽃' 이야기를 담았다.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관객들은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환하게 웃길 반복했다. 원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다.
작품의 주인공은 70대 남녀. 낡은 재개발 지역에서 '장수상회'를 운영하는 성칠(배우 이순재·신구 분)과 바로 옆에 꽃가게를 개업한 금님(박정자·김성녀 분)이다. 성칠의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태도 때문에 두 사람은 만남 초기에 갈등을 겪지만 어느새 '미운 정'이 들게 된다. 새로 산 스마트폰으로 함께 '셀카'를 찍고, 놀이공원에서 동물 머리띠를 나눠 쓰는 등 두 사람이 보여주는 황혼의 로맨스에 객석에선 귀여운 웃음이 터져나온다.
원로 배우들의 연기는 굳이 힘을 주지 않아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힘이 잔뜩 들어가서 인위적으로 흉내내는 대사가 아니다. 신구와 박정자는 각각 성칠과 금님 그 자체가 됐다. 호흡과 표정이 모두 자연스럽다.
![다시 피고픈 꽃…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춤' [연극 리뷰]](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01.33333770.1.jpg)
반전이 있는 연극이다. 작품 말미에 이르러 장수상회의 사장 장수와 점장 성칠의 진짜 관계가 무엇인지, 금님은 왜 하필 철거를 앞둔 장수상회 옆집에 꽃집을 차렸는지 등에 관한 숨겨진 사연이 밝혀질 때 작품의 분위기가 반전된다.
편안하고 유쾌한 웃음을 쏟아내던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기 시작한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끼는 관객도 눈에 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