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펀드' 이름값 하네…시장 앞선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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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펀드 3년 수익률 30%…코스피 성과 웃돌아
공모펀드 침체·경기 부진에 돈 뺐지만…
"가치주·고배당주 중심 투자로 수익률 양호해"
공모펀드 침체·경기 부진에 돈 뺐지만…
"가치주·고배당주 중심 투자로 수익률 양호해"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미성년 자녀들을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꼽히는 '어린이 펀드'에 시선이 모인다. 어린이 펀드란 미래 자녀의 종잣돈 마련 등을 목적으로 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가입하는 펀드를 뜻한다. 단기 시장상황에 맞춰 매매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를 보며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어린이 펀드 22종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9.94%였다.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인 28.44%를 소폭 웃도는 성적이다. 기간을 5년으로 넓혀보면 이들 어린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5%로, 코스피 성과(-0.17%) 대비 선방했다.
다만 공모펀드 시장 침체기, 경기 부진 등 시황과 맞물려서 어린이 펀드의 설정액(투자자들이 펀드에 맡긴 투자 원금)은 가파르게 줄고 있다.
2일 기준 어린이 펀드 22종의 설정액 합계는 4336억원으로, 최근 한 달간 19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3년간의 설정액 추이를 보면 1639억원이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5월에서 2021년 5월까지 약 1년간 1500억원가량의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세부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565억원), NH-Amundi아이사랑펀드(215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192억원),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180억원),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펀드(175억원) 등 순으로 설정액 감소폭이 컸다.
목적성이 뚜렷해 자금이 오래 묶이는 게 일반적인 어린이 펀드에서 설정액이 급감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공모펀드 시장 자체가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공모펀드 시장 내 설정액은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직접 투자,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투자자금이 더 빠르게 줄어들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모펀드 내 ETF의 순자산 비중은 2021년 기준 23.7%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주식형 공모펀드로 범위를 한정하면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54.9%로 일반 공모펀드 규모보다 크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된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통계청은 경기가 급격히 침체됐던 2020년 5월을 최근 경기 저점으로 정한 바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여의도PWM센터 부장은 "코로나19 등 여파로 가계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지지 않았느냐"며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가계 부담이 가중되면서, 투자자들이 부동산 대비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쉬운 주식과 펀드 등에서 자금을 빼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을 쓸 곳이 필요한 이들로부터 자녀 어린이펀드 환매를 위한 문의가 심심찮게 들어왔다는 게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전언이다.
어린이펀드 개별적인 부담요인도 있다. 어린이펀드들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선 신규 펀드 없이 기존 펀드들의 이름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소득공제나 비과세 혜택을 준다든가, 장기투자 시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일반 펀드와 크게 차별되는 점이 없다. 현행 세법에선 만 18세 미만 자녀 명의 펀드 계좌에 납입한 금액에 대해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전용펀드인 어린이펀드가 아닌 일반펀드도 받을 수 있는 절세혜택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우리자산운용은 펀드 이름에서 '어린이'를 빼고 'ESG'와 '고배당' 등 투자전략을 나타내는 단어를 넣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자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선 어린이펀드를 투자처로 삼을 만하다고 권했다. 우준식 우리자산운용 팀장은 "대부분의 어린이펀드들이 복리효과를 감안해 장기간 벤치마크를 앞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주로 고배당주나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되고 우량한 가치주를 담는다"며 "결국엔 우상향할 종목들이어서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투자하기 좋다"고 했다.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CIO(상무)는 "단기 수익을 위한 투자상품이 아닌 만큼 종목 선정도 신중하고 회전율도 낮다"며 "내 아들도 가입시켰다. 펀드매니저로서 부모의 마음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어린이 펀드 22종의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29.94%였다.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인 28.44%를 소폭 웃도는 성적이다. 기간을 5년으로 넓혀보면 이들 어린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5%로, 코스피 성과(-0.17%) 대비 선방했다.
다만 공모펀드 시장 침체기, 경기 부진 등 시황과 맞물려서 어린이 펀드의 설정액(투자자들이 펀드에 맡긴 투자 원금)은 가파르게 줄고 있다.
2일 기준 어린이 펀드 22종의 설정액 합계는 4336억원으로, 최근 한 달간 19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3년간의 설정액 추이를 보면 1639억원이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 5월에서 2021년 5월까지 약 1년간 1500억원가량의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세부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565억원), NH-Amundi아이사랑펀드(215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192억원),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180억원),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펀드(175억원) 등 순으로 설정액 감소폭이 컸다.
목적성이 뚜렷해 자금이 오래 묶이는 게 일반적인 어린이 펀드에서 설정액이 급감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공모펀드 시장 자체가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공모펀드 시장 내 설정액은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직접 투자,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투자자금이 더 빠르게 줄어들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모펀드 내 ETF의 순자산 비중은 2021년 기준 23.7%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주식형 공모펀드로 범위를 한정하면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54.9%로 일반 공모펀드 규모보다 크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된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통계청은 경기가 급격히 침체됐던 2020년 5월을 최근 경기 저점으로 정한 바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여의도PWM센터 부장은 "코로나19 등 여파로 가계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지지 않았느냐"며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가계 부담이 가중되면서, 투자자들이 부동산 대비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쉬운 주식과 펀드 등에서 자금을 빼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을 쓸 곳이 필요한 이들로부터 자녀 어린이펀드 환매를 위한 문의가 심심찮게 들어왔다는 게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전언이다.
어린이펀드 개별적인 부담요인도 있다. 어린이펀드들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선 신규 펀드 없이 기존 펀드들의 이름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소득공제나 비과세 혜택을 준다든가, 장기투자 시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일반 펀드와 크게 차별되는 점이 없다. 현행 세법에선 만 18세 미만 자녀 명의 펀드 계좌에 납입한 금액에 대해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전용펀드인 어린이펀드가 아닌 일반펀드도 받을 수 있는 절세혜택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우리자산운용은 펀드 이름에서 '어린이'를 빼고 'ESG'와 '고배당' 등 투자전략을 나타내는 단어를 넣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자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선 어린이펀드를 투자처로 삼을 만하다고 권했다. 우준식 우리자산운용 팀장은 "대부분의 어린이펀드들이 복리효과를 감안해 장기간 벤치마크를 앞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주로 고배당주나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되고 우량한 가치주를 담는다"며 "결국엔 우상향할 종목들이어서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투자하기 좋다"고 했다.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CIO(상무)는 "단기 수익을 위한 투자상품이 아닌 만큼 종목 선정도 신중하고 회전율도 낮다"며 "내 아들도 가입시켰다. 펀드매니저로서 부모의 마음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