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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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부터 어린이·장애인 보호구역에는 정당 현수막 설치가 금지된다. 사고 예방을 위해 현수막은 2m 이상 높이로 달아야 한다.

행정안전부는‘정당 현수막’의 난립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수막 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4일 발표했다.

앞으로 보행자 통행과 차량 운전자 시야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곳에선 현수막 끈을 지상에서 2m 띄워 걸어야 한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보호구역 등 사고 취약지역에선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다. 교통 신호와 안전표지를 가려선 안되고, 가로등·가로수 1개에 걸리는 현수막은 최대 2개로 제한된다.

정당 현수막의 요건도 대폭 강화된다. 정당 외 단체명이 표기된 현수막은 정당 현수막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당대표, 당협위원장이 아닌 일반 당원 명의로 걸린 현수막, 정당 로고만 표시된 현수막도 마찬가지다. 정당과 시민단체가 이름을 병기에 현수막을 달곤 했던 ‘꼼수’도 막힌다.

이런 표시·설치 방법을 위반한 현수막에 대해선 지자체에서 시정을 요구한 뒤 이행하지 않으면 바로 철거할 수 있게된다. 행안부는 지정 게시대, 정치 우선 게시대 등을 보급키로 하고,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말 시행된 개정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은 정당 정책과 정치 현안 관련 현수막을 최장 15일까지 ‘무허가·무신고’로 걸 수 있게 한 게 핵심이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현수막이 난립하자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에 접수된 현수막 관련 민원은 작년 9월부터 석 달간 6415건이었지만, 법 시행일인 작년 12월 11일부터 올 석달 간은 1만4197건으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낮게 설치된 현수막에 보행자가 넘어지거나, 많은 현수막이 걸린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안전사고가 총 8건 발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현수막 관리에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단체장 소속 정당이 건 현수막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는 이럴 땐 우선 해당 정당에 철거를 요청하고 지자체가 나서지 않으면 강제철거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선거관리위원회 및 지자체들과 협의했고, 국회에 발의된 옥외광고물법 재개정안 6건과 부합하는 내용을 담아 만든 가이드라인”이라며 “충분히 의견을 모았기에 정당과 지자체가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