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는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결과 발표 이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기자>

네. 간밤 미국 증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예상대로 금리는 올렸지만, 파월 의장의 태도가 예상보다 강경했다"였습니다.

3대 지수는 이번 FOMC가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장중 강세를 보였지만,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장 막판 가파르게 흘러내렸습니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또 올릴 경우 은행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월가의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오늘 FOMC 결과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연준은 이번에도 만장일치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25bp 인상) 단행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의 최고 수준인 5.00~5.25%까지 올랐습니다.

연준의 성명에서는 이번 금리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는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데이터를 고려하겠다'는 정도로 톤을 낮춘 겁니다.

25bp 금리 인상과 긴축 속도 완화.

여기까지는 시장도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었는데요.

문제는 성명 발표 직후 진행된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기대를 저버리는 강경한 발언들이 나온 겁니다.

파월 의장은 "목표 물가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준 위원들은 물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따라서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를 끝으로 금리가 동결되고, 나아가 연내 인하까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을 일축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은행 리스크와 경기 침체 우려로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연준이 제시한 물가 목표치인 2%를 달성하려면 현재의 높은 금리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 시장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금리를 내린다면, 유동성이 풀리더라도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간밤 FOMC 결과를 어떻게 해석했나요?

<기자>

월가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보다 오히려 연준이 내놓은 통화정책 성명서의 문구가 변화된 것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 성명서에 포함된 '위원회는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든 적든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추가 조치가 적절할 수도 있다'는 표현으로 완화된 건데요.

CNBC는 "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내 7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며 "미국의 경기침체를 의식한 연준이 금리를 연내 최대 75bp까지 내릴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긴축 종료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반영되는 모습이었습니다.

FOMC 결과 발표 직후 증시는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약세를 보였지만, 긴축 종료 기대감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0.16%p 내렸고, 10년물 국채금리는 0.09%p 하락했습니다.

이 밖에 달러인덱스가 0.7% 하락하며 달러화 약세 움직임이 나왔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급반등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지역은행들은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기자>

네. 간밤 연준의 10연속 금리 인상 결정에 충격을 받은 미국 지역은행들이 속출했습니다.

성명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예상했던 결과에 장중 강세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급락하더니, 시간외 거래에서는 급락을 넘어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앞서 파산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다음 타자로 거론되고 있는 팩웨스트 뱅코프는 정규장에서 2% 하락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무려 52% 폭락했습니다.

이 밖에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와 메트로폴리탄 뱅크가 20% 안팎 급락했고, 자이언스 뱅코프와 코메리카도 10% 가까이 내렸는데요.



가장 낙폭이 컸던 팩웨스트 뱅코프는 계속되는 예금 이탈과 주가 급락세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 매각을 추진중이라는 소식에 매도세가 특히 강했습니다.

팩웨스트 뱅코프의 대출 중 대부분이 부동산에 엮여 있다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전문가들은 팩웨스트 뱅코프 다음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한편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과도할 정도로 하락하자 일각에서는 월가 공매도 세력이 연준에게 금리를 인하하라고 시위하기 위해 미국 지역은행 주식을 대규모로 공매도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FOMC라는 대형 이벤트를 소화한 증시는 다시 실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오늘 많은 투자자분들이 기다리고 있는 애플 실적이 공개됩니다.

<기자>

네. 현지시간 4일 애플이 1분기(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우리 시간으로는 내일 오전 6시인데요.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는 92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주당순이익 역시 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월가에서는 애플 실적에 대해서 어떤 전망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월가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왔습니다.

먼저 비관론자들은 글로벌 수요 둔화로 2분기 아이폰과 맥(Mac)북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1분기 아이폰 평균판매가격 상승했고,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에서도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JP모간은 "애플은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실적 타격이 예상되지만,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애플의 재무 건전성이 워낙 튼튼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나 실적 부진에도 주가가 방어적으로 반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시장은 애플의 자사주 매입 규모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매입 규모가 많을수록 부진한 1분기 실적을 커버할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수를 줄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주가 안정제 역할로 인식됩니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작년 1분기 실적 발표 때 900억 달러, 우리 돈 12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
"이러다 다 죽어"…파월 vs 월가 또 '치킨게임' [GO WEST]